계열사 돕던 동양파이낸셜, ㈜동양 지분 대거 매각
티와이머니대부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손 떠나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동양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했던 동양파이낸셜대부와 티와이머니대부의 순환출자 고리가 동양 사태 두 달 반 만에 사실상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제각기 살 길을 찾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위해 팔 수 있는 자산을 모두 내다 팔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보유한 ㈜동양 지분은 지난 9일 현재 2.61%로 쪼그라들었다.
㈜동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9월 30일까지만 해도 동양파이낸셜대부는 ㈜동양 보통주 지분 26.21%를 가진 대주주였다.
그러나 ㈜동양의 매매거래 재개 이후 장내 매도로 지분을 대거 정리했고,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6일까지는 하루도 쉬지 않고 팔아 225억여원을 현금화했다.
동양파이낸셜대부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동양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며 "남은 주식을 모두 장내 매도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부실 계열사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동양파이낸셜대부는 계열사들의 법정관리에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반기 기준(4∼9월) 당기순손실은 922억원에 달했다.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동양 주식을 모두 팔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동양→동양인터내셔널→동양증권→동양파이낸셜대부→㈜동양'으로 이어지던 순환출자 고리가 끊긴다.
'현재현 회장→티와이머니대부→동양네트웍스→동양인터랙티브·동양생명과학·동양티에스·동양온라인'으로 이어지는 출자 고리도 동양파이낸셜대부의 담보권 행사로 끊어진 상태다.
동양파이낸셜대부는 현재현 회장이 차입금을 갚지 못하자 현 회장이 보유했던 티와이머니대부 지분 80%를 전량 인수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 회장이 지난 2010년 자본금 10억원인 티와이머니대부에 8억원을 출자, 지분 80%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에 티와이머니대부의 지분 가치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동양파이낸셜대부 지분 100%를 보유한 동양증권[003470]은 이 회사의 기업가치 1천430억원 어치를 감액 손실 처리했다.
동양증권의 최근 반기 보고서 상 동양파이낸셜대부의 장부가치는 2천98억원에서 668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업계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동양증권 매각 작업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인수자 의향에 따라 동양파이낸셜대부를 제외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1 06:0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