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거쳐 이르면 2015년 발효…쇠고기 관세 2030년 철폐될 듯
가전제품도 즉시철폐…ISD 조항 한-미 FTA 수준 삽입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정부가 5일 선언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과 회담을 열어 한-호주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발표했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8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는 대다수 품목에 대한 관세철폐에 합의했다.
윤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 브리핑에서 "호주는 거의 모든 품목에 부과되는 관세를 5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고, 우리는 수입액 기준 92.4%(품목수 기준 90.8%)에 부과되는 관세를 8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의 법률적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FTA 협정문에 대한 가서명을 추진키로 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에서 국회 비준 절차가 차질없이 이뤄질 경우 이르면 2015년부터 한-호주 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호주 FTA는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협정으로 상품, 원산지, 통관, TBT(기술무역장벽)/SPS(위생검역), 무역구제, 투자, 서비스, 통신, 전자상거래,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협력 등 총 23개 챕터로 구성된다.
호주와의 FTA 협상은 2009년 5월 시작해 4년 7개월 만에 결론을 냈다.
한국의 대(對) 호주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관세율 5%)의 경우 주력품목인 가솔린 중형차(1천500∼3천㏄), 소형차(1천∼1천500㏄) 등 20개 세번(수입액 기준 76.6%)에 대해 즉시 관세철폐에 합의했다.
나머지 승용차(수입액 기준 23.4%)는 3년간 철폐한다.
자동차 관세를 즉시 철폐 조건으로 타결한 것은 한-호주 FTA가 처음이다.
산업부 우태희 통상교섭실장은 "그동안 다른 FTA에서는 자동차 관세를 보통 3∼5년 후 철폐하는 조건으로 합의됐는데, 이번에는 즉시 철폐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주요 관심품목인 TV·냉장고 등 가전제품(관세율 5%), 전기기기(대부분 5%), 일반기계(5%) 대부분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자동차부품(관세율 5%)은 3년내 철폐를 확보했다.
쇠고기에 대해서는 15년간 관세철폐 양허 및 농산물 세이프가드(ASG)를 통해 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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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우리나라 FTA 추진 현황
-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정부가 5일 선언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과 회담을 열어 한-호주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발표했다. yoon2@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2015년 한-호주 FTA가 발효될 경우 매년 2∼3%씩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춰 오는 2030년경에는 현재 40% 수준인 관세를 완전 철폐하는 개념이다.
15년 선형철폐(관세의 단계적 균등 인하) 조건은 한-미 FTA와 같은 것이지만 발효시점이 더 늦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방어가 되는 셈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우 실장은 "쇠고기와 낙농품은 한-미 FTA보다도 더 보수적인, 말하자면 더 좋은 조건에서 막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쇠고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56.9%)를 차지하는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장벽이 낮아지면 국내 축산물 시장과 축산농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쌀과 분유, 과일(사과·배·감 등), 대두, 감자, 굴, 명태 등 주요 민감품목들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했다. 쇠고기를 포함해 509개 민감 농림수산물은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관세를 줄여나가도록 보호조항을 뒀다.
한-미 FTA 수준의 투자자국가소송(ISD) 조항을 관철했다.
ISD는 기업이 투자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중재를 통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일종의 국제소송으로, 자국기업의 해외투자가 많은 나라에는 유리하고 반대로 외국기업의 자국투자가 많은 나라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호주는 대표적인 자원부국으로 외국기업의 투자가 많아 줄곧 ISD 조항 삽입에 반대해왔다.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을 위한 역외가공지역(OPZ) 조항을 도입했다.
협정 발효 후 6개월 내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를 설치하고 1년에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한다.
한국은 호주와 2009년 5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5차례 FTA 공식협상을 진행하다가 ISD, 쇠고기 시장접근 문제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후 3년 6개월 만인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호주 통상장관 회담에서 FTA 공식협상 재개에 합의한 뒤 곧바로 6차 협상에 착수했고 지난 3일 발리에서 7차 협상을 이어갔다.
호주는 한국의 제7위 교역국, 한국은 호주의 제4위 교역국으로 우리는 공산품 수출, 호주는 원자재·에너지자원을 수출하는 교역구조를 갖고 있다.
한편, 윤 장관은 캐나다와의 FTA 협상도 실질적 진전을 이뤄 조만간 타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뉴질랜드와는 내년 2월 FTA 공식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5 14: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