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사고를 수사중인 과천경찰서는 5일 다음 주 수사결과를 내놓기로 하고 사법처리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사고 직후 대공원으로부터 호랑이 임시방사장의 구조상 문제, 당직근무체계 및 지침, 동료 사육사와 안전관리책임자 등의 임무와 권한 등이 담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해왔다.
또 동료 사육사, 당직근무자, 안전관리책임자 등 대공원 관계자 1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최근에는 중태에 빠진 대공원 사육사 심모(52)씨 가족으로부터 심씨가 적은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메모 2장를 넘겨 받아 내용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메모는 심씨가 지난 8월 초 열린 대공원 관리자들과 간담회를 앞두고 발언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인사 불만에 대한 글이 대부분이나 심씨가 호랑이에게 공격받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잠금장치'를 언급한 부분도 나온다.
'사육사 잠금장치가 돼 있지 않다…'는 표현이 단 한 줄 나오는데 경찰은 이 표현
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인사불만에 대한 글이 대부분이고 시설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는 등 메모의 문맥으로 미뤄 '사육사는 직업, 잠금장치는 신분상의 (인사에 대한) 안전장치'를 지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심씨는 1987년부터 작년까지 20여년간 곤충관에서 곤충을 관리해 왔다. 이후 인력 부족 문제로 올해 1월부터 갑자기 호랑이를 맡게 됐으나 그 이후에도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인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고직후 대공원 시설노후화 등에 따른 우리 잠금장치 불량도 지적된 만큼 심씨가 메모에 남긴 '사육사 잠금장치'에 대한 의미는 작성자인 본인만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검사 지휘를 받아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사고책임 대상자를 가려 이들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