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응훈련장 반경 2㎞ 내 활동…도토리 등 섭취하며 체지방 늘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11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초겨울 추위가 시작된 가운데 지난달 말 지리산에 야생 방사된 반달가슴곰 형제가 무사히 겨울나기 준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수컷 두 마리는 자연적응훈련장 반경 2㎞ 이내에서 활동하며 동면을 앞두고 야생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공단은 무선위치추적 결과 반달곰 형제가 아직 활발하게 자기 영역을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방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서식지에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로 보고 있다.
이배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부장은 "반달가슴곰을 방사한 첫해에는 태어나서 살았던 곳에 대한 익숙함 때문에 방사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동면을 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달가슴곰은 보통 5∼7월 교미해 11월 자궁 내 착상을 거쳐 이듬해 1월에 출산한다. 태아 성숙기가 2∼3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갓 태어난 새끼곰은 250g 정도로 매우 작다.
지난달 말 방사한 반달곰 형제는 올해 1월 구례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서 태어난 새끼곰이기 때문에 아직 교배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반달가슴곰에게 가을철은 12월 중순께 시작되는 동면을 앞두고 지방을 축적하는 시기다.
공단은 반달곰 형제도 밤, 도토리, 다래 열매 등을 하루에 10㎏씩 먹으며 체중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중순께가 되면 굴 등을 찾아 동면에 들어간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초겨울 추위도 반달곰 형제의 동면 시기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반달곰의 동면 시기는 기온보다 적설량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눈이 많이 쌓이면 먹이를 찾기 어려워져 동면 시기도 앞당겨지지만 올해는 지리산의 먹이 자원도 풍부한 편이라고 공단은 전했다.
이 부장은 "야생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새끼에서 성체까지 무사히 자라날 확률은 30% 미만일 정도로 낮다"며 "지난달 말 방사한 반달가슴곰 두 마리 모두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무선위치추적 등을 통해 자연적응 여부를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11 05: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