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외환당국이 준 목표치는 오히려 웃돌아"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올해 한국투자공사(KIC)의 운용수익률이 국민연금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다. 현재 633억달러(67조원)의 국민자산을 해외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다.
17일 KIC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의 올해 해외주식·채권투자 수익률은 7월까지 2.47%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당국이 KIC에 제시한 운용기준(벤치마크)보다 0.36% 포인트 높은 수치다. 정부가 요구한 목표치 이상 수익을 낸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해외주식투자 수익률이 7.96%로 벤치마크를 049% 포인트 넘었다. 반면 해외 채권투자 수익률은 -3.19%로 벤치마크에 0.05% 포인트 미달했다.
KIC는 현재 전체 자산의 48%인 304억 달러를 해외주식으로, 34%인 218억 달러를 해외채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KIC는 국회에 "장기분산투자 원칙을 지키며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는 역시 해외에 대규모 주식·채권투자를 하는 국민연금과 비교하면 초라한 편이다.
7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수익률은 직접투자가 18.07%, 투자은행에 맡긴 위탁분이 14.53%다. KIC(7.96%)의 두 배에 달하는 성과다.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수익률 역시 직접투자는 -1.20%, 위탁투자는 -0.59%로 KIC(-3.19%)보다 크게 양호했다.
KIC의 성과가 국민연금보다 미진한 것은 투자국가의 상황이 올해 나빴거나, 아예 위험을 피해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KIC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부와 한은이 주문한 수익률은 웃돌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며 "9월까지 수익률도 4.81%로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연기금 관계자는 "KIC와 국민연금 두 기관의 운용 목적이 같지 않을 수 있지만, 수익률이란 것은 결국 개념상으로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KIC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를 위탁받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KIC는 그간 투자규모 확대, 조직ㆍ기능 중복 축소, 관련 비용 절감 등을 내세워 다른 연기금의 해외투자를 일부 맡아 운용하고자 하는 바람을 밝혀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7 14:5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