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주유소 경매 건수 10배 급증…낙찰가율 지속 하락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감정가가 127억원이 넘는 역대 최고가의 주유소가 경매 매물로 나왔다.
지지옥션은 오는 14일 서울 동부지원 경매 2계에서 감정가가 127억7천만원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주유소가 경매에 부쳐진다고 10일 밝혔다.
토지면적이 1천여㎡에 이르고, 444㎡의 사무실 건물과 용량 4만ℓ의 탱크시설 4개, 1만ℓ 탱크시설 1개, 주유기 9대를 갖춘 이 물건은 과다한 채무에 못 이겨 경매로 나왔다.
등기부상 채권총액이 171억원 이상인데다 은행과 개인 채권자 등 4곳에서 중복경매 신청된 것으로 미뤄 채무에 대한 압박이 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주유소 경매 진행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2003년 41건이던 주유소 경매 건수는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약 200건으로 불어나더니 올해는 429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지역의 주유소 경매 건수는 2007년 이후 매년 늘어나 올해는 186건으로 전국 주유소 경매 물건의 43%를 차지했다.
과거엔 지방 외진 곳의 주유소가 주로 경매에 나왔으나 주유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을 반영하듯 근래에는 수도권 요지에서도 경매 물건이 속출하는 것이다.
주유소 인기가 추락한 것은 낙찰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03∼2008년에는 평균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작년과 올해는 낙찰가율이 70%대로 급락했다.
지지옥션 하유정 선임연구원은 "주유소 부속 시설인 세차장이나 주유기, 창고 등은 경매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낙찰 후 분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입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주유소를 용도 변경할 경우 시설 철거 비용과 토양 정화 비용이 수 억원대로 들어가므로 이를 감안해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0 10: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