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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방위비 분담 3차협상
-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우리 측 황준국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와 미국 측 에릭 존 국무부 방위비 분담협상 대사 등 한미 대표단이 8월 22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년 이후 적용할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3차 고위급 협의를 하고 있다. 2013.8.22 srba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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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개선·분담금 총액 입장차 여전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내년 이후의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협상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이달 중 타결이라는 자체 목표 시한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차 고위급 협의가 이달 하순으로 잡혀 있으나 지난 5일 한국에서 진행된 소규모 집중 협상에서도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협상이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협상에 참여하는 한 정부 당국자는 6일 "10월 하순 회의 이후에 11월에도 협상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많은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얼마나 더 갈지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협상에서는 제도 개선 문제와 방위비 총액 규모가 여전히 쟁점이다.
국방부가 국회 외교통일위 박주선(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30일 현재 방위비 분담금 가운데 모두 7천611억원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런 미(未)집행이나 이월, 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 사용을 투명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면 방위비 분담 규모 계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미측은 기본적으로 현행 제도 유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총액 규모만 정하고 집행은 미측의 재량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이 미군기지 이전비 등으로 전용돼온 것에 대해 우리측이 이미 양해한 사항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비 분담금 총액에 대해서도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올해 분담금은 8천695억원으로 정부는 이 안팎의 금액을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총액으로 미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측은 이보다 2천억원 이상 많은 1조원대의 금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예산이 전용되고 있는 주한미군 기지이전 사업이 2016년 종료되면 군사건설 지원비에서 감액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주한미군 군무원에 지급되는 인건비도 살펴볼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공평 분담 등의 논리로 내년 방위비를 대폭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대로 악화된 안보 상황에 대한 주한미군 대비태세 강화를 위해서는 방위비 분담금도 증액돼야 한다는 논리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예산 대규모 삭감을 포함한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조치(시퀘스터)가 발효된 데 이어 최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도 협상 분위기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미 양국의 이런 입장차로 방위비 협상이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미 양국은 애초 국회 처리 일정 등을 감안해 이달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은 1991년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관한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을 체결해 왔다. 지난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8차례의 협정을 맺어 왔으며 지난 2009년 체결된 제8차 협정은 올해 말로 끝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6 09: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