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적극 참여에는 이견 없어…시기·방법 검토"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이 조만간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 맞춰 단기적 대응과 중장기적 관리를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 부총리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일단은 양적완화 유지 결정은 내렸지만 출구전략을 하겠다는 방향은 오히려 더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이 연내 돈줄죄기에 나서는 것은 이제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는 만큼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국내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단기적 대응으로 순간적 충격을 흡수하되, 중장기적 관리를 통해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을 착실히 준비하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구조조정 노력과 재정건전성 유지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적정선에서 유지하고, 가계부채, 단기 외채 등 외환·금융 취약 요소를 계속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국내적 대응 뿐 아니라 국제적 정책 공조도 중요하다고 봤다. 선진국은 신흥국을 고려해 충분한 조정과 소통을 전제로 출구전략을 펴고, 신흥국은 구조 개혁 등을 통해 충격 흡수 준비를 하는 등 국제적 정책 공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출구전략에 따라 신흥국이 받게 될 충격이 다시 미국 등 세계경제에 전달될 수 있는 '역(逆) 파급효과(spillover)'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미국 양적완화 유지 결정의 배경에도 이런 측면이 고려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일본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환율전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G20 등 국제회의를 통해 환율 개입 등을 경계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각국에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전처럼 지나친 환율전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 부총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등 하반기 대외요인이 한국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상반기에는 중국경제 성장 둔화 우려 등 대외적으로 하방위험이 많았는데 하반기 들어 줄어들었고, 미국 출구전략 등 남아있는 하방위험 요인도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수출도 늘어나고 있어 상반기보다 경기가 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적으로 보면 소비는 조금 회복되는 것 같은데 투자가 문제라 걱정이다.
내년 성장이 좋으려면 민간 투자와 내수가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은 자유무역을 신봉해왔고, FTA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한국이 또다른 지역간 자유무역협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며 "다만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진행상황을 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지는 증세 논란에 대해서는 "세수 문제에서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경기 활성화인데, 증세는 경기 활성화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며 "무조건 증세해서 재원 마련하자는 건 단순한 논리다. 비과세·감면이나 지하경제를 먼저 정비한 뒤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2 06:0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