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북한의 대화 공세와 남북관계 개선을 배경으로 중국이 대화 재개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한미 양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통해 북한의 태도변화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최근 비핵화 대화 재개 움직임이 형성될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한의 진정한 의지가 회담 재개 조건이라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방한중인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문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북한이 대화 공세로 돌아선 이후의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견인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 양국은 비핵화 측면에서 아직 북한이 유의미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확인하는 기준으로 북한이 먼저 '2·29합의 + 알파(α)' 등을 이행해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점이 양국 내에서 계속 거론되고 있다.
회담에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중국의 역할 확대 문제도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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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하는 조태용 본부장과 데이비스 美대북정책 특별대표
-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 6자회담 수석 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2013.9.10 leesh@yna.co.kr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는 회담 뒤 공동으로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갖고 이런 기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전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미 이행을 약속했던 (비핵화) 조치들을 취하는 데 있어 훨씬 더 강한 (북한의) 의지를 우리가 볼 때까진 6자회담 복귀는 불가능하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는 무엇보다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가 현 시점에서 이런 기본 원칙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대화 공세로 판이 흔들릴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핵화 대화가 성공하려면 대화의 목적인 북한 비핵화에 북한이 명시적으로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도 북한이 대화공세로 나선 이후 중국과 러시아에서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명확히 비핵화 의지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회담이 재개 국면으로 이동할 경우 과거와 같은 협상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0 09:5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