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장외투쟁 돌입…與 핵심쟁점 '동행명령' 수용 기류도
원내지도부 '2+2' 회동說…주말께 돌파구 가능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박경준 기자 = 여야가 1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강대강'으로 대치하면서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광장에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사실상 장외투쟁에 돌입했고, 새누리당은 대책회의를 열어 민주당을 성토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현역의원 9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대여 투쟁' 의지를 다졌다.
김한길 대표는 "새누리당의 국조 거부"라고 규정한 뒤 "새누리당이 무엇이 두려워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증인대에 세우지 못하는지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대화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반하는 협상에는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며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민변 등 3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대국민 홍보전에 들어갔다.
외국에 나간 의원들에게는 급거 귀국 명령을 내렸다. 오는 3일 오후에는 청계광장에서 국민보고대회도 갖는다.
외부 세력과의 '촛불집회' 연대도 고심 중이다. 일단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촛불집회 참석 여부는 의원들의 자율 판단에 맡기되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내 강경파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공세 장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판을 뒤엎으려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막말 정치에서 아스팔트 거리정치로 나섰다"고 비판하고 "민생에 귀 기울이는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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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표정의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민주당이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 파행에 반발해 비상체제를 선언, 장외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등 지도부가 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왼쪽은 김기현 정책위의장, 오른쪽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2013.8.1 scoop@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f6464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다소 부담을 느낀 듯 유연한 태도를 엿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조 청문회 증인에 대한 여야 합의의 동행명령 문서보장과 관련, "초법적이지 않게 최대한…"이라면서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초법적 발상'이라고 일축했었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당초 민주당이 국정조사 증인채택에 대한 자당의 마지막 제안을 이날 낮 12시까지 수용할 것을 압박했으나, 이 같은 통보를 철회했다.
그러나 민주당 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의 움직임을 '정치선전'이라고 일축하며 "여야 협상에 아무런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오는 7~8일로 예정된 청문회는 7일전에 증인에 소환장을 통보해야 하는 규정을 감안하면 이미 무산됐다.
그럼에도 최경환 원내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고 김한길 대표도 "국조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여야가 3~4일간의 냉각기를 가진 뒤 주말께 돌파구를 마련해 15일까지 예정된 국정원 국조를 다시 가동시킬 가능성을 관측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여야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한 이른바 '2+2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은 이를 부인하고 전화접촉만 시인했다.
양측이 물밑접촉에 나서면서 '짧은 냉각기'를 가진 뒤 주말께 돌파구를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01 23: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