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장면' 담긴 사진 트위터에 올라와…사망 가능성 커
남성연대 관계자 "재정 문제로 퍼포먼스 준비…자살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윤보람 기자 = 한강 투신을 예고해 논란을 일으켰던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하루만인 2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긴급 수색에 나섰으나 성 대표는 이날 밤 늦게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19분께 성 대표가 마포대교 투신했다는 신고가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9시께 수중탐색 활동을 중단하고 육안관찰 등 순찰은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색작업에는 구조대원 약 50명과 구급차 등 차량 6대, 구조정 3척, 소방 헬기 1대가 동원됐다. 성 대표는 마포대교 남단에서 500m가량 떨어진 전망대 부근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관계자는 "최근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많고 유속이 빠른 탓에 강 아래쪽으로 멀리 떠내려갔을 수 있어 평소보다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께부터 성 대표의 투신 장면을 목격한 남성연대 사무처장 한승오(35)씨 등 직원 3명과 지지자 박모(28)씨 등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인명구조자격증 소지자인 박씨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 한씨와 함께 유속을 계산해 투신지점에서 200∼300m 떨어진 한강둔치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손 대표가 손쓸 틈 없이 떨어져 미처 대응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성 대표가 '수영을 잘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완고하게 말해 말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유서나 유언을 남기지 않았으며 그의 아내도 성 대표의 투신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동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적극적으로 말리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도 애초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금 이벤트 정도로 끝내려고 했으나 사고로 이어져 발생시각과 누가 신고를 했는지 여부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경황이 없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한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나가면서 취재진에게 "남성연대가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위험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는데 사고로 이어져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살은 아니다. (투신은) 몸을 던진다는 것이지 자살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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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수색 내선 119특수구조대
- (서울=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한강투신을 예고했던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6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했다. 이날 오후 119특수구조대원들이 투신 지점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긴급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13.7.26 jihopark@yna.co.kr
경찰은 첫날 조사를 마무리했으며 추후 성 대표가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 현장 조사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해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3시 15분께 성 대표의 트위터에는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마포대교 난간에서 손을 떼며 뛰어내리는 성 대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은 현장에 있던 남성연대 관계자가 찍어서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시각 한 네티즌은 "성 대표가 마포대교에서 한강에 뛰어드는 것을 목격했다"며 직접 촬영한 현장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사진 속 성 대표는 투신 직전 난간 바깥쪽을 잡고 서 있으며 이 장면을 남성 3명이 각자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성 대표는 25일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남성연대 부채 해결을 위해 1억 원만 빌려달라", "내일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투신예고 글이 논란이 되자 성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왜 다들 투신하면 제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거뜬히 살 자신 있다"며 "내일(26일) 저녁 7시 불고기 파티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적었다. 26일 오후 4시 43분 남성연대 홈페이지에는 "7월 26일 정기모임을 취소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경찰은 투신을 우려해 전날 오후 성 대표의 집과 남성연대 사무실로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으나 성 대표는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대표는 "논객이 올린 글을 갖고 왜 경찰이 개입하느냐. 나는 투신이라고만 썼지 자살이라고 쓰지는 않았다"며 주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7 00: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