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축소 시사로 환율변동 커져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올해 2분기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이 1년6개월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고 일본의 엔저 현상이 가시화하며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인 영향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2분기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0.43%로 나타났다.
실제 돈으로 치면 하루 평균 4.8원씩 환율이 움직인 것이다. 이는 그리스 재정위기가 닥쳤던 2011년 4분기 7.4원(0.64%) 이래 최대폭이다.
당의증 한은 외환시장팀 조사역은 "엔·달러 환율이 5월 중 달러 당 100엔을 돌파하고, 같은 달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조기축소를 시사하며 변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6월에도 양적완화 축소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고 중국의 신용경색 위험이 겹치며 외환시장의 요동은 이어졌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의 하루 중 변동률도 0.59%로 2011년4분기 이후 가장 컸다. 이는 환율이 장중 평균 6.6원 범위에서 오르내렸단 얘기다.
다만, 이 변동폭은 주요20개국(G20) 중에서는 양호한 편이다. 한은은 "G20 국가의 전일 대비 변동성 평균은 0.44%로 한국은 평균 수준"이라고 말했다.
G20 국가 중 같은 기간에 변동폭이 가장 큰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0.79%)이었다. 일본이 0.74%로 그 다음이었고, 멕시코(0.61%), 호주(0.57%), 브라질(0.56%) 등이 뒤따랐다.
2분기 은행간 외환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219억9천만달러로 전분기(220억6천만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도 77억달러 순매도로 전분기(70억달러 순매도)보다 소폭 확대했다.
비거주자의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96억9천만달러 순매입으로 전분기(110억9천만달러 순매입)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이는 양적완화 조기축소 우려로 환율 상승 기대가 지속한 탓이라고 한은은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7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