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옵션도 국내 회원사에 정보제공 중단
지수 지연 전송 사고 이어 이틀 연속 전산 장애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야간선물 및 옵션거래가 16일 시스템 고장으로 3시간 이상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날 오전 전산장애로 코스피 지수가 한 시간여 동안 지연 전송되는 문제가 생긴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고가 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시40분께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 지수선물과 유렉스(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여의도 서울사무소 내 정보분배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2분께 알 수 없는 이유로 전력 공급부에 설치된 애자(경질자기 등으로 만든 고체절연물)가 깨지면서 건물 전체가 정전됐다.
전산실에는 비상전원이 공급됐지만 전산실 내 온도 및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온항습기에는 전원이 공급되지 못했다.
거래소는 오전 1시 50분께 건물 내 비상발전기를 작동시켜 항온항습기를 켰지만 이미 오전 1시40분을 전후해 서버 9대와 장비 일부가 잇따라 과열로 다운되면서 전산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거래소는 CME와의 협의를 거쳐 오전 3시께 CME 연계 코스피200 지수선물 거래를 평소보다 2시간가량 조기 마감했다.
평소 야간선물 거래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야간옵션 거래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이뤄진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아닌 EUREX가 운영하는 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 시장의 경우 국내 증권사 등은 정보를 받지 못했지만 해외 회원사들은 정상적으로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홍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는 이날 오전 연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24시간 비상 대기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각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안정성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시작으로 17∼18일 벤 버냉키 의장의 미국 상하원 청문회, 미국 제조업 지표와 산업생산 지표 발표 등 다양한 이벤트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국면이었던 만큼 투자자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거래소는 15일 오전 9시15분부터 66분 동안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코스콤이 운영하는 체크(CHECK) 등 모든 시세 단말기에 코스피 지수를 최대 15분 이상 지연 전송했다.
이는 지수통계를 담당하는 메인시스템이 이상을 일으킨 상황에서 백업시스템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6 12: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