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최고 285㎜…하늘에 구멍난 듯, 연천 1시간 94㎜
고립·급류 휩쓸린 25명 구조…이재민 37세대 91명 발생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북부지역에 13∼14일 최고 285㎜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져 비 피해가 속출했다.
3명이 물에 빠져 숨졌고 1명이 실종됐다. 주택 85가구가 침수됐고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거나 토사 유출로 통제됐다.
그러나 14일 오전 짧은 시간에 '물폭탄'을 퍼부은 가평, 포천, 연천 지역에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급류에 휩쓸려 숨지고 실종 되고…
14일 낮 12시 55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대교 인근 북한강변에서 한모(58)씨가 숨진 채 물에 떠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한씨의 유족을 찾는 한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전 11시 25분께는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진목리 배수로에서 이 마을 이모(57)씨가 지게차 물건 받침대용 합판을 꺼내려다가 급류에 휘말려 숨졌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가평군 상면 덕현리 조종천 앞 도로에서 문모(34)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문씨는 집중호우로 자신의 승용차가 물에 잠기자 차 안에 있던 가족을 구하려고 내렸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타고 있던 아내(31)와 자녀 3명(10세, 4세, 2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가평에서는 지난 13일 오후 5시께도 승안리 모 펜션 앞 계곡에서 이모(38·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씨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던 남자 동료 2명은 거센 물살에 휩쓸렸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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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는 임진강 물
- (연천=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경기북부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14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주민들이 물이 방류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2013.7.14 andphotodo@yna.co.kr
◇ 하천 범람…고립, 승용차 둥둥, 일부 산사태도
14일 오전 11시께 가평군 청평면 한 유원지에서 조종천이 범람, 주변 유원지 슈퍼마켓 등 상가 일부가 물에 잠기고 주차된 승용차 3대와 시설물 등이 떠내려갔다.
두 시간 뒤 물은 빠졌지만 주민들은 침수된 가재도구를 챙기고 복구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오전 9시 30분께는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에서 계곡물에 쓸린 토사가 펜션 1층까지 밀려와 김모(52)씨 등 3명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또 13일 오후 8시 55분에는 가평군 북면 적목리 계곡에 고립된 등산객 3명이 119구조대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대피했다.
같은 날 오후 6~7시에는 가평군 북면 적목리에서 하천을 건너던 3명이 발을 헛디뎌 급류에 떠내려가다가 다행히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앞서 연천군 군남면과 전곡읍에서도 폭우로 주민 1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으며 양평군 양평읍 백안리에서는 하천 축대 70m가 무너져 인근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 주택 침수…도로 통제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가평 34가구, 연천 31가구 등 주택 85가구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이재민 37가구 91명이 발생, 아직 31명이 대피 중이다.
연천 농경지 21㏊와 파주 18㏊가 물에 잠겼고 포천 취수보 축대벽과 가평·양평 둑 4곳이 유실됐다.
한꺼번에 쏟아진 비에 도로가 순식간에 잠겨 차량 출입이 통제됐다.
14일 오전 의정부시 녹양동 도로 양주방면 3개 차로와 신곡지하차도가 통제됐다가 통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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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에 침수된 상점
- (가평=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4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조종천 한 유원지에서 침수피해를 입은 상인이 물을 빼내고 있다. 2013.7.14 uwg806@yna.co.kr
앞서 남양주·고양·포천·안산지역에서는 토사가 10∼45t이 유출돼 한때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 14일 밤∼15일 또 폭우…최고 150㎜ 예보, 산사태 비상
경기북부지역 13∼14일 누적 강수량은 14일 오후 7시 현재 가평 285.0㎜, 양평 253.0㎜, 남양주 220.0㎜, 연천 201.0㎜, 포천 198.5㎜ 등이다.
특히 연천 중면 지역은 이날 오전 6∼7시 1시간 동안 94㎜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임진강의 홍수 가능성을 가늠하는 상류 필승교·군남댐 수위가 한때 상승했으나 오후 들어 낮아졌다.
군남댐은 수문 13개를 모두 열고 초당 2천t 이상 방류, 임진강 수위를 조절했다.
댐 하류 파주시 적성면 비룡대교 수위는 서해 조수 등의 영향으로 상승해 '주의보' 수위인 9.5m에 육박했다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경기북부지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낮 12시 10분 모두 해제됐다. 이후 비는 소강상태다.
그러나 기상청은 14일 밤부터 15일까지 최고 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 시설물 안전과 특히 산사태 대비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4 19: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