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ㆍ국민ㆍ농협ㆍ기업은행 계열사 펀드 '50%룰' 무시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펀드 몰아주기 규제를 위해 계열사 판매 비중을 50%로 제한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일부 은행은 오히려 계열사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와 보험사는 대부분 계열사 판매 비중이 작아졌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4월 말 68.43%에서 5월 말 68.56%로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KB자산운용 판매 비중도 4월 말 58.29%에서 5월 말 58.54%로 높아졌다.
두개 자산운용사의 펀드 설정액은 각각 10조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에 농협은행의 NH-CA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은 66.63%에서 66.97%로 커졌고 기업은행[024110]의 IBK자산운용 판매 비중은 63.64%에서 64.39%로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위해 지난 4월 말 펀드 판매 '50%룰' 시행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았지만 일부 은행은 요지부동이다.
펀드 설정액이 높은 은행들은 계열 운용사 상품 팔아주기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증권사와 보험사, 일부 은행은 한 달 새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증권[016360]의 삼성자산운용 판매 비중이 4월 말 61.10%에서 5월 말 57.07%로 줄었고 같은 기간에 계열사 판매 비중이 한국투자증권은 43.78%에서 41.12%로, 하나대투증권은 40.96%에서 36.52%로 각각 낮아졌다.
또 미래에셋증권[037620]은 74.06%에서 73.45%로, 한화투자증권[003530]은 38.42%에서 36.56%로 낮아졌고 대우증권[006800]은 22.79%에서 15.93%로 한달새 무려 6.86%포인트나 떨어졌다.
보험사 중에는 미래에셋생명이 90.95%에서 90.57%로, PCA생명은 79.63%에서 78.25%로, 삼성생명[032830]은 60.87%에서 53.37%로, 한화생명[088350]은 68.95%에서 60.09%로 각각 낮아졌다.
은행 중에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50.76%와 40.54%에서 50.01%와 40.04%로 각각 줄었다.
금융위는 펀드 계열사 판매 50%룰을 4월 24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며 향후 거래 추이에 따라 규제를 연장할 방침이다.
이 규제는 신규 펀드 상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누적 수치가 50%를 넘어도 당장 규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년 후 50% 규제를 맞추려면 계열사 판매 비중이 큰 펀드 판매사들은 조금씩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고액 기관자금이 수시로 입출금되는 단기금융펀드(MMF)와 전문 투자자만 가입하는 사모펀드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 은행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의 계열사 판매 비중이 높은 것은 MMF 금액이 포함돼 있어 그렇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며 "50%룰을 맞추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1 07: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