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낮아 이상한 느낌…탈출전 이미 기내에 연기 가득"
"충격심해 인터뷰 싫다"…일부 부상자 도착즉시 병원 이송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손현규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과정에서 지난 7일(한국시간) 충돌 사고가 난 아시아나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11명은 8일 특별기편으로 귀국하고 나서도 당시 겪은 충격의 아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탑승객 가운데는 여전히 신체 곳곳의 통증이나 심적 충격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일부 탑승객들은 귀국하자마자 공항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곧바로 후송됐다.
사고 당시 항공기내 이코노미석 앞쪽에 앉았다는 이모(31)씨 부부는 이날 특별기에서 내린 뒤 만난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탈출했는데도 탈출할 당시 이미 기내에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연기가 가득했다"며 사고 직후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매년 외국으로 여행을 했다는 이씨 부부는 평소 여객기를 탈 때와 달리 사고기의 착륙 당시 고도가 낮아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덜컹'하는 느낌이 들고 기체가 한쪽으로 기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다행히 그때까지 안전벨트를 풀지 않아 자리에서 튕겨나가지 않았다"면서 "일찍 벨트를 풀었다가 튕겨나간 사람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남편과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갔다 사고를 겪은 최모(28·여)씨는 "여권도 다 없어지고 출국하자마자 몸과 정신 모두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온몸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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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출하는 승객들
- (서울=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6일(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 OZ 214편 여객기가 착륙 중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사진은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 부사장이 여객기에서 빠져나와 촬영한 사고 현장. << 데이비드 은 트위터>>
그는 "착륙 4~5초 전 속도가 붙는 느낌이 들더니 충격이 2차례 왔다. 2차 충격은 몸이 튕길 정도로 컸다"면서 "엔진 쪽 창문에서 불이 난 것을 봤는데 2차 충격 전에 불이 붙은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어머니와 함께 인천공항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온 한 20대 여성은 "충격이 너무 심해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며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공항을 급히 빠져나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8 18: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