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기 생존전략 골몰…삼성·LG "혁신제품으로 승부"
GS·현대重 "新시장 개척", 포스코·SK "새 성장동력 확보"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저마다 '저성장기 생존 전략'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평균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수립한 사업 전략과 경영 방식을 고집한다면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이에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제품경쟁력 향상을 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사업 구조 개편 등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 '품질 혁신'·'신시장 개척'으로 위기의 파고 넘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 역량을 보유한 삼성전자[005930]도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가 불러올 시장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전 임직원에게 보낸 CEO(최고경영자) 메시지에서 "하반기 시장은 급변할 것이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기본에 충실한 자세를 잊지 말고 경영실적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저성장 기조를 돌파할 해법으로 제조업체의 '기본'인 기술적 역량 및 제품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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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 쇼 2013'에서 LG전자 부스에 세계최초로 개발된 곡면 OLED TV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DB>>
회사 관계자는 "경영 전 과정에서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R&D 투자로 울트라HD(초고해상도) TV, 곡면 올레드TV, 갤럭시S4 등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혁신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066570]도 당장에는 TV,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주력사업 부문의 시장선도 제품 출시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R&D 투자를 통한 초일류 제품 확보와 질적 성장에 '올인'할 계획이다.
55인치형 올레드 TV, 곡면 올레드 TV 등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차세대 초고화질 TV 시장을 선점한 여세를 몰아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부 기업은 저성장으로 기존 시장에서 수익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해외 미개척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GS그룹 계열사인 GS칼텍스와 GS샵은 아시아·유럽·중동·중남미 등의 미개척 시장으로 수출전선을 다변화하기로 했고, 대한항공[003490]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여행 수요를 개발하고자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짜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도 러시아·브라질 등에 잇따라 조선 기자재 공장을 세우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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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연합뉴스DB>>
◇ "신성장동력 확보가 관건"…사업구조 개편에 박차
기술개발·품질 혁신 외에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철강업계의 대명사인 포스코다.
포스코[005490]는 이러한 저성장 시장환경을 극복하고자 철강·소재·에너지 등을 3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로 정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최근 미국 철강콘퍼런스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전통의 주력 업종인 철강 부분에서 자동차 강판, 에너지강재 등 고부가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소재와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기업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선 것은 철강산업만으로는 앞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쉽지 않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계 철강산업의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세계 주요 30개 철강사가 작년에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2.5%에 불과했다. 포스코는 7.8%의 영업이익률을 올려 그나마 선방했으나 당분간 저상장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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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본사 <<연합뉴스DB>>
현대·기아차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간 경쟁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른 시일 내에 최상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무리한 양적 팽창보다는 내실 경영을 강화하는 쪽으로 중장기 사업 전략의 방향을 잡았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공장 증설을 제외하고는 해외 생산기지 확대를 보류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아울러 미래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고효율 친환경차에 R&D 역량을 집중해 고부가가치 친환경차 분야에서 세계 초일류 브랜드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SK그룹은 주력 사업인 정유화학·정보통신·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향상에 전력을 쏟는 한편 R&D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수직계열화와 업종전문화를 통한 계열사 체질 강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한화그룹도 비핵심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주력 사업의 내실을 강화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저성장기 생존 전략으로 채택했다.
김은환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저성장기는 장기전이자 지구전"이라며 "단기 실적에 매달려 무리하다가는 탈진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질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7 06: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