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폭리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이 1~4등급으로 신용도가 높은 고객에게도 연 34%에 달하는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저축은행의 대학생 신용대출 금리도 연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개인 및 대학생 신용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에 대해 서면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부업 계열 등 20곳의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고객에게 비우량 고객과 금리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연 24.3∼34.5%의 금리를 일괄 부과했다. 1등급 고객을 포함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고금리를 그대로 물리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실상 1∼10등급 고객에게 매기는 평균 금리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특히 대다수 저축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연 30%의 고금리를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등 5곳은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해 연 평균 10%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말 기준 대학생 신용대출 잔액 100억원 이상 저축은행(10곳)과 대학생 대출 관련 민원 과다발생 저축은행(5곳)의 대학생 신용대출은 6만1009건에 달했다. 대출잔액은 2074억원으로 1인당 평균 340만원을 이들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았다. 대학생들에게 적용된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27.7%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축은행들의 대학생 신용대출 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인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저축은행에 대해 신용등급별 대출취급액 등 관련 업무보고서를 신설하고 대학생 신용 대출자를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 전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부과 행태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고금리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에게 저금리대출로의 일제 전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아프로서비스그룹(OK저축은행)과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저축은행) 등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이들 회사는 지난해 말까지 각각 약 4%가량의 대부잔액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대부업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저축은행 인수를 승인받는 조건으로 △향후 5년간 대부잔액을 40% 이상 감축 △저축은행 자기자본 확충 △대부잔액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대부잔액)을 3.5배 이내에서 운영 △3년 간 대부업 광고비용을 매년 20%이상 감축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를 29.9% 이내에서 운영 등의 방안을 담은 계획서를 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