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유엔회견, 새롭지도 않고 진정성도 없어"
"한중정상회담 대북압박 덜려는 의도" 분석 제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정부는 22일 뉴욕에서 진행된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한반도 정세 기자회견에 대해 '메시지도, 진정성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3년 만에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자청하자 북한이 국제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시해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늘 주장하는 내용이고 경청할 만한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북한이 계속 이어가고 있는 대화 공세 일환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북한 측과 국제무대에서 자주 조우한 경험이 있는 정부 관계자도 "유엔사 해체,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평화체제 논의 등 모두가 북한이 늘 하는 말"이라며 "다만 대사가 직접 나선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더 주목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한미가 북한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진정성' 측면에서도 이번 회견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정부 소식통은 "진정성이라는 것은 변화할 준비가 됐는지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번 회견에서 진정성 있는 판단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측이 이렇게 '메시지 없는' 기자회견을 자청한 까닭을 두고서는 내주로 다가온 한중정상회담에서 대북압박을 덜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북한 자신은 꾸준히 대화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한미가 불합리한 비핵화 전제조건을 강요하고 있다는 논리를 중국과 국제사회에 천명하기 위한 선전전이라는 평가다.
정부 소식통은 "한중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비중 있게 포함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북한이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한중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서 중국측이 덜 압박하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말고는 이번 회견이 주는 어떤 메시지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최근 비핵화 대화를 전제로 '2·29 합의' 수준 이상의 선(先) 조치를 북한에 요구한 한·미·일에 대한 대응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2 15: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