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군 위안부 기지촌의 숨겨진 진실' 출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군 위안부 기지촌의 숨겨진 진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인 미군 기지촌 문제를 생생한 증언과 함께 기록한 책이다.
자기 실명을 밝힌 기지촌 출신 여성이 책을 엮은 김현선 씨와 함께 처음 인신매매돼 간 곳인 '파주 용주골 기지촌'부터 마지막 기지촌인 '동두천 보산리 기지촌'까지 전국의 기지촌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자신이 겪은 기지촌 여성으로서 삶과 고통에 대한 기억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기지촌 출신 여성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사실 그녀에게 '그곳'을 방문하는 것은 마음의 상처를 다시 떠올리는 일이다.
이 책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거나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는 그녀의 '비언어적 표현'까지 모두 기록했다. 그래서 그녀의 인생과 고통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저 문산 장파리에는 미군들 훈련 가는 데…. 클럽에 나가면 미군들 훈련장에 쫓아가래. 그럼 산을 넘어서 (중략) 하늘을 지붕으로 삼고, 땅을 방바닥으로 삼고, 그러면서 미군을 받았다…. 동지섣달에 구덩이를 이렇게 파구서, 거기에 들어가 팔으라 하면 팔고…몸을…한 놈 하고 나면은 고담에 또 딴 놈, 또 딴 놈, 또 딴 놈 (중략) 살아온 게 진짜…죽지 않고 여기까지 이 나이 먹도록 살아온 것만 해도 진짜…참…살아온 게 미쳐버리겠다…흑흑흑…."(102∼103쪽)
그녀는 "기지촌 언니들의 삶을 알리고자 증언을 결정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기지촌에 대한 자료나 서적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지촌의 문제가 아직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미군 감축이 단행됐던 1970년대 초 정부가 각 기지촌에 성병진료소를 설치하고 미군의 '위안시설'들을 재정비한 사업은 국가가 직접 나서 건강한 '양공주' 기지를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권인숙 명지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국가폭력의 실상을 알리고 미군 위안부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 우리 사회가 진심으로 이들에게 사과하고 포옹하도록 이끄는 제물로 제대로 쓰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썼다.
한울아카데미. 344쪽. 2만8천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4 18:4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