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은 의원군 이혁(義原君 李爀) 일가 묘 출토유물, 전(傳)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 주칠(朱漆·붉은 색의 칠) 나전가구를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의원군 이혁 일가 묘 출토유물은 1999년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에 있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능창대군(綾昌大君·1599∼1615), 인평대군의 손자인 의원군(1661∼1722) 부부 합장묘, 의원군의 5대손인 이연응(李沇應·1818∼1879)에서 발견된 130종 181점의 복식(服飾), 서간(書簡), 지석(誌石·죽은 사람의 행적을 적은 돌) 등을 가리킨다. 현재 경기도박물관에서 보관·관리 중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이 출토유물들은 피장자(被葬者)의 인적 사항이 확실한 왕실 종친의 남녀 복식과 후손의 출토 복식으로, 발굴사례가 매우 드물며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바가 없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특히 능창대군의 망건(網巾·이마에 쓰는 장식), 의원군의 단령(團領·옷깃이 둥근 관복), 철릭(帖裏·상의, 하의가 연결된 관복), 답호(소매 없는 옷), 의원군 부인 안동 권씨의 원삼(圓衫·여성 예복), 당의(唐衣·간이 예복), 이연응의 마고자(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 등 복식사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전(傳) 순정효황후 주칠 나전가구는 조선왕조 마지막 황후인 순종비 순정효황후(1894∼1966)가 사용하다가 그를 모시던 궁인에 의해 전해져 현재는 동아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나전의(衣)걸이장 2점, 나전삼층장 1점, 나전침대 1점으로 구성돼 있다. 4점 모두 고급 주칠로 도장돼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근대기의 황실 유물로 추측된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이 가구들은 1930년대 이름난 나전공예가 김진갑(1900∼1972)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가구에 장식된 문양은 조선말기 유명한 서화가(書畵家)들의 화본(畵本)을 밑그림으로 사용했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이들 문화재에 대해 30일의 예고 기간에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3 10: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