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개, 돋다’(이래은), ‘안전가족’(김수정), ‘디스 디스토피아’(구자혜) 등 젊은 시선에 포착된 현대인의 불안한 삶 그려내
- 작품개발에서 무대화까지 연극지원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뉴스테이지’
(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연극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지만, 공공지원금으로 신진 예술가의 작품을 개발단계에서부터 실제 공연까지 논스톱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뉴스테이지’가 처음으로, 단순 지원금 제공 사업이 아닌 새로운 신진예술가를 발굴·성장시키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당신의 삶은 안녕하십니까? 오늘을 통찰하는 젊은 연출가 3인의 날카로운 시선
지난 11월 서울연극센터에서의 일반인 대상 낭독회를 통해 무대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는 <뉴스테이지(NewStage)>의 세 작품들은 모두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삶과 생각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파헤쳤다는 데서 공통점을 지닌다.
22일부터 25일까지 첫 번째 무대로 오르는 이래은(41, 달과아이극단 대표) 연출의 <날개, 돋다>는 ‘선녀와 나무꾼’, ‘아기장수’ 등의 설화 모티브를 따 만든 성장 우화다. 획일화가 강요되는 현실사회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청소년의 성장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29일부터 2월 1일까지 두 번째로 공연되는 김수정(32, 극단 신세계 대표) 연출의 <안전가족>은 2008년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제치고 대상을 차지한 그리스의 장편독립영화 <송곳니 (Dogtooth)>를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집안에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길 강요하지만,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자라면서 균열이 가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단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강요된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당신은 자신의 삶을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씁쓸한 자화상을 엿보게 한다.
마지막 공연으로 구자혜(33, ‘여기는 당연히, 극장’ 대표) 연출의 <디스 디스토피아(This Dystopia)>가 2월 4일부터 8일까지 이어진다. 이미 희망 없는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각 세대가 서로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시니컬하게 그린 이 작품은 거친 은유와 직설화법을 통해 현실에 맞닿아 있는 불합리한 세계를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연극지원의 새로운 방법, 아이디어에서 무대화까지 원스톱 지원
서울연극센터는 신진 예술가를 단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유망예술지원사업 <뉴스테이지>을 통해 창작 역량을 강화하는 작품개발과 공연발표를 지원했다. 제1회 뉴스테이지 선정 예술가가 된 김수정 연출가는 이번 프로그램이 “선정 이후 작품개발 과정에서 작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자극이 됐다”며, “결국 이런 자극을 통해 작업과정에 몰입하고 즐길 수 있었으며, 파트너십으로 필요한 요소를 채워주는 것이 다른 지원사업과는 달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는 “단순히 지원금만 제공하던 기존의 형태에서 벗어나 연습을 위한 공간 지원, 낭독회, 워크숍, 전문가 모니터링, 네트워킹, 프로모션 등 무대화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전사적으로 지원했다”며, “인프라를 갖춘 공공극장의 협업을 통해 작품선정, 개발, 공연화, 정착단계까지 시스템화를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의도를 밝혔다.
<뉴스테이지>로 오르는 3개 작품은 22일부터 2월 8일까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주에 걸쳐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다. 프로그램과 관련된 세부 문의사항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www.sfac.or.kr) 또는 서울연극센터 사무실(02-743-9331)으로 하면 된다.
2015년 연극부문 유망예술지원사업 <뉴스테이지> 공모는 3월경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