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오션리소스 신재천 회장 "20억 달러 가치 달성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강원도와 ㈜건농에 5천만 달러(약 567억원)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3년 안에 20억 달러를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9∼11일 강릉에서 열리는 세계한상지도자대회에서 거액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상경한 빅오션리소스의 신재천 회장(60)은 11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자신감 있는 어조로 사업 의욕을 펼쳐보였다.
본사가 홍콩에 있는 빅오션리소스는 몽골,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18개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 1천700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연간 1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 회장은 "지금까지 홍콩 한인사회는 물론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나 세계한상대회 등에 얼굴을 한 번도 내밀지 않고 사업에만 매진해왔다"며 "사업 내용, 매출액, 직원 숫자 등을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숨은 거상(巨商)'으로 지내던 그의 실체가 드러난 것도 세계한상지도자대회였다. 이 대회는 강원도가 강릉에서 개최한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국제투자무역박람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열렸다. GTI 박람회에 초청된 신 회장은 거액의 투자의향서 제출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받았다.
신 회장은 건농의 지분 80%를 인수한 뒤 새로운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건농은 미생물을 활용해 식물 성장 촉진, 어류 성장 촉진, 축산 분뇨 악취 제거, 갯벌 정화, 공장 오·폐수 정화, 기능성 식품 제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 신기술을 개발한 업체.
"오는 11월까지 강원도 원주시 문막에 공장과 연구소를 지어 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이곳에서 'KS 50'이란 이름의 미생물을 생산할 겁니다. 이미 대전 오폐수 종말처리장, 부산 장림피혁단지 폐수 처리장, 대구 성서 오폐수 종말처리장, 목포 생활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등에 공급하면서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았습니다."
생산량의 95% 이상은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 내륙지방의 민물새우 양식장 60곳으로부터 주문을 받아놓았다.
새우 양식장에는 사료 때문에 물이 썩어 60% 이상의 새우가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이곳에 KS 50을 투여했더니 물이 정화돼 새우 생산량을 80% 증가시키는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미래를 내다보고 시장에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가는 '창조형'이어야 합니다. 마침 훌륭한 신기술을 지닌 기업을 만나 고국에 아낌없이 투자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 발전 국가들의 오·폐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어 시장의 규모는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서울 출생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신 회장은 샐러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가 4년 뒤 대우건설로 옮겼다.
1980년부터 리비아 건설 현장에 파견되기도 한 그는 1993년 이사급으로 초고속 승진했지만 이듬해 샐러리맨에 한계를 느껴 개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건설 현장에 자재를 납품하는 무역을 시작했다.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중국에서 공급처를 확보하려고 1997년 홍콩에 빅오션리소스 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중계무역은 신용이 제일 중요한데 외국계 기업이라서 그런지 처음에는 잘 믿으려 들지 않아 힘들었다"면서 "10여 년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며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고 털어놓았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개발 붐에 힘입어 회사는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그는 만족하지 않고 구리, 니켈, 유연탄, 고철 등을 인도네시아, 몽골, 러시아에서 수입해 중국에 파는 등 업종을 다각화했다.
"100원에 물건을 사서 110원에 파는 중계무역에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2001년 몽골 도르노드 지역의 초이발산에 있는 유연탄 광산을 사들였지요. 2005년에는 러시아 하바롭스크시에 담배공장을 세워 러시아 전역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 회장은 "본사는 홍콩에 있지만 판로 확보를 위해 한국, 몽골, 러시아,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금세 1년이 지나간다"며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드러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1 18:4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