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진·박영남·오원배·김태호·윤동천 '3막 5장'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한 화가의 개인전 뒤풀이에 중견 화가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누군가가 "여기 모인 작가들끼리 그룹전 한번 어때요?"라고 운을 뗐다.
우스갯소리처럼 시작됐지만, 그 자리에 있던 작가들은 한결같이 좋은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고 마침 함께 있던 미술사가 송미숙 성신여대 명예교수에게 즉석에서 기획을 맡겼다.
기획을 맡은 송 명예교수는 그 자리에 있던 작가 가운데 작품의 형식이나 경향은 다르지만, 연령대와 이력이 비슷하고 서로 친분도 있는 다섯 명을 선정했다.
이렇게 '급조'된 작가 모임이 우리 화단을 이끄는 장화진, 박영남, 오원배, 김태호, 윤동천이다.
한 달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통의동 갤러리 시몬의 3층 전시 공간을 채울 작품들을 골라내고 일부 작가들은 신작도 준비했다.
높이도, 넓이도 다른 세 가지 전시공간에서 5명의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고 해서 전시명도 '3막 5장-해피 투게더(3 Acts 5 Scenes-Happy Together)'다.
1층에는 손으로 기하학적인 흑백 구성 작업을 주로 하는 박영남 작가와 미니멀리즘적 성격이 강한 김태호 작가의 작품을 대비시켰다.
1층 끝 자락에는 장화진 작가의 타일 시리즈를 바닥에 깔고 이어 2층에 그의 창문과 문 연작을 걸어 연결성을 추구했고 말장난 같은 윤동천의 회화도 걸었다.
전시의 클라이맥스인 3층은 오원배가 인체를 포함해 인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몸짓을 그린 드로잉으로 벽면을 채웠다.
송 교수는 11일 "전시를 오래 준비하는 것과 짧게 준비하는 것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때로는 한 가지를 너무 오래 갖고 있으면 과도하게 손을 대 오히려 망치게 된다"며 "짧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전시에 대한 평가는 어차피 관람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7월 26일까지. ☎02-549-3031.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1 15: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