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서울대가 2008년 이후 5년 만에 논술고사 답안 평가에 활용한 주요 지침을 공개했다.
서울대 10일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http://snuarori.snu.ac.kr)'에 2013학년도 인문계 정시모집 논술고사에 나온 3개 문항의 문제지와 출제근거를 공개했다.
서울대는 "설득력을 갖추는 장치를 학생이 생각해 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제시문 문구를 그대로 가져와 반복하는 답안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첫번째 문항의 지문은 데이바 소벨과 윌리엄 앤드루스의 '해상시계'에서 발췌했다. 상인이 항해 중 자신의 위치를 아는 데 필요한 경도가 설정되는 과정을 다뤘다.
제시문을 800자 내외로 요약하는 논제 1은 글의 전체적 맥락을 놓치지 않으면서 각 단락의 주제를 빠짐없이 써야 한다. 다만 제시문을 그대로 옮긴 답안은 바람직하지 않다.
논제 2는 의회에 경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500자 내외로 쓰는 것이다.
국가가 경도 문제에 나서도록 논리적 타당성을 보여주며 설득해야 한다.
단순히 상인의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거나, 의회는 세금 내는 국민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두번째 문항의 지문은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발췌한 글로 삶의 질이 사회의 법·정치적 요인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가에 관한 내용이다. 세계은행의 '법치지수', 프리덤하우스의 '민주주의 지수', 유엔개발기구의 '인간개발지수'도 제시됐다.
논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삶의 질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1천400자 내외로 검증해보라고 요구했다.
주어진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과 자신이 펼친 주장의 한계를 지적하는 반론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있는지가 평가 기준이다.
세번째 문항은 주관적으로 행복해 보이지만 실제로 행복이 갖춰지지 않은 '박 이사'와, 모든 주관적 경험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상상의 '경험 기계'를 예로 든 지문이 짜였다.
논제 1은 박 이사가 행복할지를 600자 내외로, 논제 2는 경험기계가 실제로 있다면 수험생 본인이 그 경험기계에 들어갈지를 1천자 내외로 논하라고 했다.
평가의 주안점은 수험생이 행복과 경험에 대해 논리적으로 일관된 견해를 내놓는지다.
앞서 서울대는 2013학년도 수시·정시 면접·구술고사의 평가 지침도 '아로리'에 공개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1 20: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