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내 단백질의 운명 결정하는 단백질 분해신호 규명으로 노화나 각종 암 등의 연구에 실마리 제공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세포내 단백질 분해신호를 규명한 포스텍 생명과학과 황철상 교수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1월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황 교수는 세포 내 단백질의 운명을 결정짓는 단백질 분해신호를 규명함으로써 단백질 분해 이상으로 발생하는 노화나 암, 퇴행성 신경질환, 감염 및 자가 면역질환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생명체는 각종 생명현상을 담당하는 단백질의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되었을 경우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을 통해 단백질을 분해함으로써 세포 내 단백질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 : 유비퀴틴이라는 꼬리표 단백질이 연속적으로 부착된 단백질을 프로테아좀이라는 거대복합체가 선별적으로 인식하여 분해하는 과정
기존 연구를 통해 단백질의 한쪽 끝 N-말단* 아미노 그룹이 아세틸화**되면 분해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지만 아세틸화 되지 않는 N-말단 아미노 그룹이 단백질 분해를 촉발시키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 N-말단 : 아미노산이 결합된 단백질에서 결합방향에 따라 한쪽 끝에는 아미노 그룹(NH2-)이 자리해 N-말단, 다른 끝은 카르복실 그룹(COOH)이 자리해 C말단이라 한다.
** 아세틸화 : 단백질의 아미노 그룹(NH2-)에 아세틸(CH3CO)기가 부착되는 것
황 교수는 대다수의 단백질들에 적용될 수 있는 결정적 분해신호를 밝혀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셀(Cell)지에 관련 논문을 2014년 1월 발표하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단백질 분해 이상으로 발생하는 노화나 각종 암, 면역질환 등을 이해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 교수는 단백질 N-말단의 아세틸기가 단백질 분해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을 2010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하는 등 단백질 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은 산?학?연에 종사하는 연구개발 인력 중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사람을 발굴·포상하여 과학기술자의 사기진작 및 대국민 과학기술 마인드를 확산하고자 1997년 4월부터 시상해오고 있으며, 매월 1명씩 선정하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과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참 조 1.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이력
2.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연구개발 이야기
3.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미니인터뷰
4.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연구성과 관련 용어
5.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
< 참 조 1 >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이력
? 인적사항
? 성 명 : 황철상
? 소 속 : 포스텍 생명과학과
? 학 력
? 1990~1994 : 서울대학교 학사 (미생물학과)
? 1994~1996 : 서울대학교 석사 (미생물학과)
? 1996~2000 : 서울대학교 박사 (생명과학부)
? 경 력
? 2011~현재 : 포스텍 생명과학과, 조교수
? 2009~2011 : 켈리포니아 공과대학 생명과학부, 선임연구원
? 2003~2009 : 켈리포니아 공과대학 생명과학부, 박사후연구원
? 2000~2003 :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박사후연구원
? 수상 등 기타 업적
? 2013 : 제4기 청암신진교수 펠로우쉽
? 2014 :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 참 조 2 >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연구개발이야기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합성되고 분해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그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세포 내 단백질 분해기구인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이다.
수명이 다하거나 변형된 단백질은 세포에 축적되지 않도록 아미노산 76개로 구성된 유비퀴틴*이라는 작은 꼬리표를 달아 프로테아좀으로 보내 분해되는 과정을 거친다.
* 유비퀴틴 : 76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로 분해되어야 할 단백질에 연속적으로 결합하여 표지한다.
** 프로테아좀 : 유비퀴틴이 연속적으로 부착된 단백질을 선별적으로 인식하여 분해하는 거대 단백질복합체
이러한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도록 하는 신호로는 단백질의 N-말단*에 아세틸 그룹이 결합된 것이다.
인간 단백질의 약 80~90%에서 N-말단 아세틸화**가 일어나지만 아세틸화되지 않는 단백질의 분해를 조절하는 분해신호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 N-말단 : 아미노산이 결합된 단백질에서 결합방향에 따라 한쪽 끝에는 아미노 그룹(NH2-)이 자리해 N-말단, 다른 끝은 카르복실 그룹(COOH)이 자리해 C말단이라 한다.
** 아세틸화 : 단백질의 아미노 그룹(NH2-)에 아세틸(CH3CO)기가 부착되는 것
연구팀은 우연히 N-말단을 아세틸화시키는 효소가 결손된 돌연변이 효모*에서도 단백질이 분해되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또 다른 분해신호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여전히 단백질의 N-말단이 중요한데 N-말단에 메티오닌*과 그 다음 자리에 위치한 류신, 이소류신, 페닐알라닌 같은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소수성 아미노산 잔기가 자리한 단백질의 경우 아세틸화 되지 않더라도 또 다른 경로를 통해 분해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 효모(yeast) : 빵이나 맥주 등 발효에 이용되는 단세포 생물. 사람세포처럼 세포내 핵(nucleus)을 갖는 진핵세포여서 실험모델로 많이 이용된다.
** 메티오닌 : 황을 함유하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단백질 합성 개시인자로 이용된다.
특히 메티오닌은 단백질의 합성이 시작되는 개시 아미노산이기도 해 단백질의 합성과 동시에 단백질 분해를 결정짓는 세포 내에서의 단백질의 운명을 쥐고 있는 신호라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이렇게 발견된 N-말단 메티오닌 단백질 분해신호는 우리 세포 안에 있는 약 7만 5000여종의 단백질 분해에 관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참 조 3 >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미니인터뷰
흑산도 섬 소년이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했던가?
흑산도 출신 섬 소년을 오늘의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시킨 반석을 마련해 준 이는 바로 멘토였다.
황 교수가 세포 내 단백질 분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캘리포니아공대 알렉산더 발샤브스키(Alexander Varshavsky)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다. 지난 30년 동안 지도교수가 주장해 왔던 이론과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는 지금까지의 내 이론과 결혼한 적이 없네! 참으로 흥미로운 연구일세! 자네 실험결과를 믿고 끝까지 연구하게”라고 발샤브스키 교수는 조언했다.
2010년 황 교수가 N-말단 아세틸화 단백질 분해신호와 경로를 처음으로 규명했을 때 누구보다 먼저 기뻐해 준 사람도 발샤브스키 교수였다. “모든 과학자들은 학문적 인생을 바꿀 세 번의 발견을 경험하게 된다고 생각하네. 바로 자네가 발견한 단백질 분해신호가 나에게 그 세 번째인 것 같네” 뭉클한 감동이 서리는 대목이다.
황 교수는 N-말단 메티오닌이 단백질 운명을 결정하는 신호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발견했다.
“세포 내 단백질은 메티오닌을 포함한 약 스무 종류의 아미노산들로 구성됩니다. 리보솜에서 유전정보에 따라 아미노산들이 펩티드 결합한 것이 단백질입니다. 대부분의 단백질은 유전자 코드 때문에 항상 N-말단이 메티오닌부터 합성되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N-말단 메티오닌은 단백질 합성 개시신호인 것은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세포 내 단백질의 운명을 결정짓는 분해신호로도 작용한다는 것을 처음 알아낸 것입니다”
단백질 분해신호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우리 세포의 약 백억 개 단백질 대부분은 필요에 따라 생성과 분해를 반복합니다.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된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거나 응집되면 퇴행성 신경질환이나 암, 감염 및 자가면역 질환 등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단백질 분해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해로운 단백질이 세포 내에 축적되거나, 필요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분해되면 각종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황 교수가 단백질 분해신호와 이를 인식하는 분해경로를 규명함에 따라 단백질 분해 이상으로 발병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연구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N-말단 메티오닌이 단백질 합성과 분해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거나 활성화하는 물질을 찾는 것이 새로운
신약 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면 황 교수가 이러한 연구에 매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관상가들은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특징이니 표식을 보고서 그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언제 죽을 지 예측한다고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들도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어떤 신호를 자체 내에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과학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호기심과 상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황 교수는 날마다 거의 서너 시간 밖에 자지 않고 늘 실험실에서 사색하고 연구하는 발샤브스키 교수로부터 과학자의 자세와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과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멘토와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유행만을 따라가지 않고 미래 연구분야를 개척하겠다는 열정으로 각자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매진했으면 합니다”
< 참 조 4 >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최근 연구성과 관련 용어
1.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
세포 내 단백질의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되는 경우 유비퀴틴이라는 작은 단백질들이 연속적으로 부착된다. 이 유비퀴틴 꼬리표를 26S 프로테아좀이라는 거대 단백질 분해 복합체가 인식하여 유비퀴틴이 부착된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분해한다.
2. N-말단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탄소를 중심으로 아미노 그룹(NH2-)과 카르복실 그룹(COOH)이 자리한다. 한 아미노산의 카르복실 그룹에 또다른 아미노산의 아미노 그룹이 결합하는 펩타이드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 단백질의 한쪽 끝에는 아미노 그룹이 있어 N말단이라 하고 다른 한쪽 끝에는 카르복실 그룹이 있어 C말단이라 한다.
3. N-말단 규칙 단백질 분해 경로
단백질 N-말단 아미노산이 각 단백질들의 수명을 결정한다는 규칙을 N-말단 규칙과 관련된 단백질 분해경로
4. 메티오인(M)-소수성 아미노산(?) 단백질 분해신호(degron)
거의 모든 단백질은 메티오닌부터 합성되는데 두 번째 위치에 물과 섞이지 않는 소수성 아미노산들(?)이 오면 메티오닌-소수성 아미노산들이 단백질 분해신호(M?-degron)로 작용한다.
5. 아세틸화 N-말단 규칙
단백질의 아미노 그룹(NH2-)에 아세틸(CH3CO)기가 부착되어 단백질의 수명을 결정한다는 단백질 분해규칙
대부분의 단백질은 리보솜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의 수명을 결정짓는 아세틸화 N-말단 분해신호를 갖고 있다.
< 참 조 5 >
2014년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최근 연구성과 관련 그림
그림 1. N-말단 규칙 경로
(A) 아세틸화 N-말단 규칙 경로
2010년 황철상 교수가 규명한 N-말단 규칙으로 N-말단 아미노산 잔기에 부착된 아세틸기를 인식하여 단백질을 분해시킨다.
(B) 아르기닐화/N-말단 규칙 경로
1986년 규명된 N-말단 규칙으로, 양전하를 띠거나 크기가 큰 소수성 N-말단 아미노산 잔기들을 인식하여 단백질을 분해시킨다.
그림 2. N-말단 규칙의 상보성
단백질 합성 개시신호인 N-말단 메티오닌(붉은색으로 M으로 표기) 다음에 물과 섞이지 않는 소수성 (?) 잔기가 오면, 아르기닐화 N-말단 규칙에 의해서 단백질이 분해되고, 아세틸화가 된다하더라도, 아세틸화 N-말단 규칙에 의해 단백질이 분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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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표 기자 su1359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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