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용 & 어메이징 오케스트라>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11월, 광활한 땅에 스며드는 러시아 음악의 세계로
‘민중’에 대한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던 19세기 전반 무렵, 러시아에서는 글린카라는 훌륭한 음악가가 탄생했다. 글린카는 민족주의와 리얼리즘 색채가 가미된 새로운 음악 형태를 제시하면서 러시아 음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그 뒤를 이어, 무소르그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발라키레프 등으로 구성된 ‘러시아 5인조’와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스크랴빈, 스트라빈스키 등이 등장하면서 러시아 음악은 황금기를 맞는다. 11월 15일(토) 오후 5시에 시작될 <청소년음악회>(러시아 작곡가 편)에서는 글린카의 서곡 <루슬란과 루드밀라>로 음악회의 문을 연다. 이어서 지휘자 정치용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첼리스트 박노을의 협연으로 고전파 시대에 유행했던 음악 장르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연주할 예정이다.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는 ‘협주 교향곡’이라는 뜻으로, 고전파 시대에 유행했던 음악 장르이다.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
러시아 낭만주의의 대가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피아니스트에게 요구되는 비르투오시티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려한 테크닉과 강렬한 터치, 탁월한 힘과 호흡 조절이 필요한 곡으로, 곡 전체에 웅장한 음색과 풍부한 색채, 마법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다. 이토록 아름답고 매력적인 곡을 작곡할 당시, 아이러니하게도 차이콥스키는 절망과 우울함으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 파묻혀 있었다. 동성애자임을 숨기기 위해 성급하게 결정한 결혼은 그의 삶을 더 큰 고통과 불행으로 얼룩지게 했다. 뿐만 아니라 부유한 미망인 폰 메크 부인과의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가 시작된 무렵이기도 했다. 자살까지 시도한 차이콥스키를 버티게 한 힘은 오직 ‘음악’ 하나뿐이었다. 차이콥스키는 자신의 내면에서 들끊는 고뇌와 절망스러움을 불후의 명곡을 작곡해내며 승화시킨다. 차이콥스키가 남긴 총 3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제1번을 세계 3대 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Laureat Prize를 수상한 피아니스트 이미연이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연주한다.
젊은 스트라빈스키를 현대음악의 선구자로 만든 발레 음악 ‘불새’
불새는 러시아 동화와 민담을 재구성한 발레 음악으로, 젊은 스트라빈스키에게 세계적인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러시아 오페라를 발레 음악으로 번역한 작품으로서, 아리아가 독립적인 무곡 형태로 변형된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가락과 박자에서 벗어난 리듬과 당대에 존재했던 모든 작곡 방식들을 고도로 변형시켜 독자적인 방식으로 탄생한 불새는 스트라빈스키의 ‘천재성’과 창작 욕구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음계 간의 드라마틱한 대비와 자유로운 리듬이 현대음악의 독특한 개성을 담고 있다.
듣는 음악회를 넘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음악회로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 정치용 & 어메이징 오케스트라>는 2013년 첫해 음악회를 통해 청소년은 물론, 다양한 계층에게 호평을 받았다. 음악회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간 관객들이 가지고 있었던 클래식 음악에 대한 막연한 인상을 넘어 가족간·친구간의 새로운 대화의 소재를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종류의 음악회가 ‘청소년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작곡가의 곡과 귀에 익숙한 레퍼토리로 진행해왔으나, 지휘자 정치용은 학생들의 숙제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음악을 들으며 함께 클래식을 이해하고 친구와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예술적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정치용이 직접 지휘와 해설을 맡으며 수십 가지 악기가 섞여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 왜 오케스트라 조직이 훌륭한지,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관객들은 오케스트라의 조직과 구성, 운영 등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2014년의 레퍼토리 역시 서로의 소중한 예술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곡들로 청소년은 물론 동행한 부모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휘 및 해설 | 정치용
대한민국 최정상급 지휘자로 평가 받는 지휘자 정치용은 뛰어난 바톤테크닉, 곡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해 내는 통찰력과 깊이 있는 지휘로 단원들을 이끌어가는 품격 있는 음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5세에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했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거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하였으며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이 주최하는 국제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라이프치히 방송 교향악단, 뮌헨 심포니, 미시간스테이트 심포니,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 러시안 필하모닉 등을 객원 지휘하였고 1993년 서울시향을 지휘하며 고국무대에 데뷔한 그는 서울시향 단장 겸 지휘자를 역임하였고 국내 주요 교향악단을 지휘하였다. 수상경력으로 오스트리아 문화부 장관상, 제5회 김수근 문화상 공연예술상, 제3회 문화관광부 선정 젊은 예술가상, 제3회 뮤지컬 대상 음악상, 한국음악상 본상, 제28회 서울음악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창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한국지휘자협회 회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지휘과 주임교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로서 그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주 |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1997년 예술 문화 발전과 지역 시민들의 정서 함양 고취라는 취지로 창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기초 자치 단체 소속 교향악단이다. 창단 이래 활발한 연주 활동을 통하여 비약적으로 성장해, 우리나라 최고 교향악단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음악을 통한 시민의 정서 순화와 서로 간의 이해와 협력을 높이는데 앞장 서 오고 있다. 58회의 정기 연주회를 개최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예술의 전당이 주최하는 교향악 축제에 1998년부터 참가한 것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국제음악제, 예술의전당 주최 제야음악회, 청소년음악회, KBS 클래식 FM 개국 30주년 기념, KBS FM 콘서트 실황음악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 곡 연주, 통영국제음악제 경남국제콩쿠르 등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였다. 세계로 그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강남심포니는 2003년 강남구 자매도시인 미국 리버사이드시 초청으로 한인 미국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공연을 로스앤젤레스와 리버사이드에서 성황리에 마쳤으며 2013년 4월에는 미국 시카고 문화회관 초청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음반제작에도 남다른 열의를 가지고 있는 강남심포니는 1998년, 1999년, 2000년 교향악축제에서 연주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과 제5번의 연주실황 CD 제작을 시작으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우리나라 교향악단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토벤의 9개 교향곡 전 곡을 출반하였다. 2009년도부터 베토벤 교향곡 시리즈에 이어 브람스 교향곡 전 곡 녹음을 시작하여 2011년 교향곡 제3번을 마지막으로 대장정의 브람스 교향곡 시리즈를 마무리하였고 2011년 전집 앨범을 출반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신선한 사운드와 열정적인 연주를 자랑하는 강남심포니는 앞으로도 다양하고 수준 높은 연주활동과 진취적인 공연기획으로 우리나라 문화예술과 지역사회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첼로 | 박노을
보자르 트리오의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가 “음악을 아름답게 하는, 어떤 종류의 음색이라도 첼로로 자유로이 표현해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춘 연주자"라고 격찬한 첼리스트 박노을은 학창시절부터 국내에서 세계일보 입상 및 조선일보 콩쿠르 1위, 한국일보 콩쿠르 대상, 중앙일보 콩쿠르 입상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이후 서울대 재학 중 독일 뮌헨 국립음대로 건너가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비엔나 국립음대 솔리스트 과정을 최고점수로 마쳤다.
박노을은 유럽에서 수학하며 폴란드 바르샤바 첼로 국제콩쿠르 4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명예상, 하이든 국제콩쿠르 청중상 및 2위, 루토슬라브스키 국제콩쿠르 3위 등 유럽의 주요 콩쿠르에서 화려하게 수상하며 탄탄한 실력을 갖춘 솔리스트로서의 미래를 다졌다. 그러나 좁은 시야에 머물지 않은 그의 폭넓은 관심은 솔리스트로서뿐만 아닌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등 다양한 음악의 분야를 향했고 그로 인해 쌓은 유럽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연주가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로린 마젤 상임지휘자 시절의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객원단원 및 아카데미 단원,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보 첼리스트를 역임하고,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부수석과 싱가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로 초청되기도 한 그녀는 철저하면서도 완벽한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갖추었으며, 실내악 멤버, 그리고 물론 솔리스트 등의 다양한 역할에서 항상 빈틈없이 충실한 모습을 보여 모든 연주에 확신을 주는 각광받는 연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노을은 유럽 무대에서 루도미르 로지츠키 오케스트라, 헝가리카 심포니 오케스트라, 버드위즈 심포니 오케스트라, 뮌헨 국립음대 오케스트라,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여 현지의 극찬을 받으며 자신의 무대를 넓혀왔고 국내에서는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서울예고오케스트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울산시향, 수원시향(세계적인 국제콩쿠르를 석권한 신예음악가 초청 시리즈), 전주시향(2010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의전당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한 바 있다. ‘The Beethoven Session’이라는 주제로 독주회 시리즈를 선보이며 금호아트홀과 세라믹팔레스홀 초청으로 독주회를 갖기도 한 박노을은, 젊은 연주가로서의 욕심 뿐 아닌 연구해나가는 음악가로서의 면면 또한 보이고 있으며, 현재 금호 체임버뮤직 소사이어티 객원단원, 코리아나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단원, 수원시향 수석 첼리스트로 활동하며 예원,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영재교육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서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매끄러우면서도 정교한 테크닉, 섬세하면서도 지적이고 명료하면서도 따스한 인간미가 배어 나오는 음악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노을은 현재 1830년 경 제작된 라파엘레와 안토니오 갈리아노로 연주하고 있다.
피아노 | 이미연
“그녀가 이뤄내는 기적적인 순간…" - La Libre, Belgien -
“무대에서의 청중을 압도하는 강한 흡입력, 센스 있고 영리한 곡 해석" - Le Soir, Belgien-...
2007년 세계3대 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Laureat prize를 수상, 2010년 7개의 협주곡, 60분의 리사이틀, 거대한 레퍼토리를 소화해 내야 하는 그리스의 마리아 칼라스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3위를 수상한 이미연은 이미 국내외 콩쿠르를 통해 실력을 입증 받은 연주자이다. 만 11세 때 첫 독주회를 비롯해서 이혜전 교수를 사사하며 소년한국일보콩쿠르와 틴에이저 콩쿠르에서 모두 대상을 받고 예원학교 1학년 재학 중 서울 실내악 콩쿠르 1등 및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연주를 시작으로 예원학교 2학년 재학 시 김대진 교수를 사사하며 세계일보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 '예원예고 30주년 학교를 빛낸 명예상'을 수상하며 故 임원식 선생님의 지휘로 예원오케스트라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 및 일본 5개 도시 순회 연주를 하였다.
서울예고 2학년 재학 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하여 강충모 교수를 사사하며 중앙음악콩쿠르 최초 만장일치 1등, KBS서울 신인음악콩쿠르에서 1등을 하였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독일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에 파스칼 드봐이용을 사사하며 디플롬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만장일치로 졸업하였다. 2007년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하여 호평을 받았으며,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 재학 시 Elrich-Andreas 장학금을 받았다.
독일 아르투르 슈나벨 콩쿠르 우승, 포르투갈 포르토 국제 피아노 콩쿠르 4등, 호주 시드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특별상, 프랑스 일레드 국제콩쿠르 1등 및 청중상, 필로뮤제스 특별상, 이탈리아 에우테르페 국제콩쿠르 1등, 스페인 호세로카 국제콩쿠르 1등, 스페인 하엔 국제콩쿠르 2등 및 스페인음악특별상, 청중상을 수상하며 유럽에서의 입지를 굳혔다. KBS교향악단, 수원시향,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프라임필하모닉, 베를린 심포니커, 포르토 라디오 오케스트라,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왈론 챔버오케스트라, 루마니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페인 그라나다 시립 교향악단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초청연주를 가졌으며, 베를린 스타인웨이하우스, 악기박물관, 한국문화원, 카라얀 콘서트홀, 보데뮤지움 등을 비롯하여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콘서바토리, Palais des Beaux-Arts, Royal de La Monnaie, 프랑스 Salle Malesherbes, Tremblay-en France conservatory, Cziffra Fondation, 5 a 7 Music Festival, 스페인 Palau de la Musica, Infanta Leonor, 그리스 Megaron, 미국 샌프란시스코 콘서바토리, 산타바바라 대학교, 제2회 구미국제음악제 등에서 연주하여 호평을 받았다.
또한 국내의 활동과 더불어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실내악 시리즈에 매년 초청을 받아 단원들과 다양한 레퍼토리의 실내악곡을 함께 연주하며 실내악 연주자로서도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김영호 교수와 연세대학교 박사과정 중에 있다.
최혜빈 기자 chb05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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