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이 책은 국내 유일의 장애인문예지 솟대문학이 ‘100호 프로젝트’로 장애인문학의 국제화를 위해 기획한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애인문화예술향수지원사업으로 실시되었다.
영시로 옮긴 반소희(Sophie Bowman)는 영국인으로 우리나라 환경과문명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솟대문학 권두시로 들어가는 영시 번역을 맡고 나서 작업을 할수록 장애인시에 매력을 느껴 한영시집을 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할 정도로 한영시집에 애정을 보였다.
솟대문학 방귀희 발행인은 ‘장애시인 53명은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와 활동이 많은 장애시인으로 선정을 하였는데 장애인문학의 정체성과 우월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적인 영국 아가씨 반소희 (소피 바우만)
대학에서 사회인류학을 공부하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 / 역사 과목도 들었다. 석사 전공은 한국학으로 했는데, 현대역사 그리고 한국문학 수업을 들었고 논문을 한국에서의 ‘다문화' 개념에 대해 썼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
현재 ‘환경과문명’이라는 연구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을 하면 서 보고서 번역도 많이 하고, 베트남 국가 개발 계획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출근 안하는 날에 집에 서 번역을 한다. 단편소설이나 시를 번역하고 기사나 재미있는 글도 번역하고 있다.
봉사 활동
오래 전부터 스카우트 대원으로 많은 봉사 활동을 해 왔다. 열다섯 살 때 아동병원에서 오랫동안 입원 해 있는 친구들과 스카우트 게임과 놀이부터 시작했고 열입곱 살이 되면서 스카우트 지도자로 활동하 기 시작했다.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일에 큰 보람을 느껴 한국에 와서도 스카우트로서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에 온 계기
한국과의 만남은 언어로 시작했다. 대학교에 입학하자 한국어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재미있었다. 그래 서 2학년 때 한국 여행을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봄 방학을 이용해 한 달 동안 한국을 여행하면서 한국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서 영국으로 돌아가서 한국역사 공부를 했다. 한국어를 계속 배우고 한국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하면서 영국에 살았지만 늘 한국 생각만 하였다. 그래서 석사를 마치자마자 한국에 와서 아직도 있다.
솟대문학과의 인연은
2013년 여름 스카우트 활동을 함께 한 한국 친구가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 교수님이 나를 만나고 싶 어 한다고 하여 그 친구와 함께 솟대문학 사무실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 한국 친구는 방귀희 교수님 제자인데 ‘사회복지프로그램개발과 평가’ 과제 발표 때 스카우트 활동을 소개하며 내 인터뷰를 넣었고 그것을 보신 교수님께서 나에게 장애인시를 번역하는 일을 맡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를 보자고 한 것이었다.
방귀희 교수님은 휠체어를 타고 있었는데 아주 활동적이고 솟대문학에 대한 사랑이 정말 크셔서 도와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시를 번역하며 느낀 점
장애인 분들이 쓴 시는 장점이 많은 것 같다. 비장애인들이 너무 바쁘게 살아서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단순한 것에 큰 감동을 느낀다. 그리고 장애시인이 쓴 시를 통해 그 사람의 장애에 대해 더 깊이 이해 하게 만든다. 그 시인이 장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서 공감을 하며 그 대단한 노력에 감동을 하게 된다.
번역가로 이런 시들을 번역하면서 나는 아주 복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번역 일을 하면서 아주 의미 없 는 작업을 많이 하게 되지만 이 시들을 번역하면서는 보람이 컸다. 이 시를 쓴 사람들에게도 이 번역은 의미 있는 일이고, 이 번역시를 읽는 사람들도 큰 감동을 받게 될 것 같아서 아주 기뻤다.
영국의 가족
시를 번역하면 영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주곤 하였 다. 확인해달라고 하는 것인 데 그 시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특별히 우리 어머니 반응이 제일 강하다. 엄마는 장애인 친구들이 많기도 하고, 자연 에 대한 시를 무척 좋아하 기 때문이다.
시집이 나오면 친구 몇 분 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리고 살고 있는 마을에서 북클럽을 하는데 계절에 대한 시가 필요하다 고 하셔서, 이 시집에 나오 는 <가을편지>, <봄 편지> 그리고 <첫눈이 오던 날>을 보내드려서 북클럽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감상하였다. 그 자리에서 세익스피어의 시도 읽었는데 그래도 이 번역 시들이 상당히 좋았다 고 한다. 특별히 좋아했던 시들은 <동백의 분만>, <해오라기 난초> 였다.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읽는 사람마다 그 의미는 다양할 것 같다. 사람으로서 우리 모두가 동일하게 느끼는 것들이 있는데 이 시집에 그런 글들이 많다. 어디에서든 이 시를 읽으면 그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마음 속에 담아서 오래 오래 기억하게 될 사람들 이 많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내 희망이기도 하고… 사실 내 마음 속에 이 시들이 심어져 있어 평생 53 편의 시들과 함께 살아갈 것 같다.
(사진제공: 한국장애예술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