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천재' 카츠 "나쁜 기억 잊는 비법은 용서"
"나도 스마트폰 중독자..기억력을 기술로 대체할 순 없어"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나쁜 기억을 지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용서입니다."
신간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민음인) 출간에 맞춰 방한한 '기억력의 천재' 에란 카츠(48)는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머릿속에서 나쁜 기억을 지우는 최고의 방법은 '용서'라고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용서입니다. 영어 단어 '용서하다'(forgive)와 '잊다(forget )'가 비슷한데 우연이 아닙니다. 남과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어야 나쁜 기억을 지울 수 있습니다. 예수가 일흔일곱 번 용서하라고 했는데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용서할 때는 너무 감정적이어서 완전한 용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지우고 진심으로 용서할 때 나쁜 기억도 사라집니다."
그는 또 "안 좋은 생각 때문에 잠이 오지 않을 때 보통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는 데 틀린 방법"이라면서 "'일단 푹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해결책을 생각해보자'고 뇌에 명령하면 훨씬 더 평온하게 잘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망각은 정신 건강에 이롭다"면서 "이전 기억을 지우면 새로운 것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뇌에)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카츠는 기억력 부문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다. 500자리의 숫자를 한 번 듣고 기억하며 두뇌 능력 계발에 대한 강의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유대인의 지능 계발과 학습법을 우화로 풀어낸 '천재가 된 제롬', '슈퍼 기억력의 비밀' 등의 저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인 카츠는 한국어로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등 간담회 내내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번에 펴낸 책의 주인공도 한국인(박미선)이며 책에는 제망매가, 세종대왕, 팔만대장경 등이 등장한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형제처럼 한국과 이스라엘은 유사점이 많다"고 말했다.
"처음 와서 한국 사람들을 봤을 때 '후츠바'(chutzpha)라는 이스라엘 말이 떠올랐습니다. 후츠바는 용기인데 한국 기업이 미국의 큰 기업에 도전하는 모습에서 용기를 봤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연상됐습니다."
스마트폰 열풍과 관련해 그는 자신도 '스마트폰 중독자'라고 털어놓으면서 "스마트폰이 똑똑해지면서 뇌가 무뎌지고 있지만 기억력을 기술로 항상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도움은 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뇌를 단련하고 훈련해야 한다"면서 "기술의 편리성과 뇌를 사용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카츠는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이 준비가 되면 선생이 그때 온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공부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최고의 공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8 13:4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