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 데뷔 45주년 콘서트 앞두고 간담회
"나는 노래해야 하는 운명..조용필 성공 보고 용기 얻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가는 세월은 어쩔 수 없겠지만, 노래만큼은 어린 시절 기억을 살려 최선을 다해 부를게요. 앞으로도 끝이 없는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가수 문주란(64)이 다음 달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 45주년 기념 콘서트 '문주란 끝이 없는 길'을 연다.
지난 1966년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동숙의 노래'로 데뷔한 그는 그동안 '보슬비 오는 거리'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등의 히트곡을 냈다. 엄밀히 따지면 올해는 데뷔 47주년이지만, 이제야 2년 전 미처 챙기지 못한 45주년을 기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28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주란은 "지금은 '0점'에서 시작하는 기분"이라며 "세종문화회관 공연 결과로 '여자 문주란', '가수 문주란'을 재점검하고 싶다.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고 싶다"고 의의를 짚었다.
숱한 히트곡을 배출했지만, 스스로 '0점'이라고 박하게 평가하는 이유는 한동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KBS '불후의 명곡' 문주란 편을 통해 간만의 TV 나들이를 했지만, 그는 주로 경기도 가평에 있는 자신의 라이브 카페 무대를 통해 팬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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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45주년 공연 여는 가수 문주란
-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가수 문주란 씨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주란 끝이 없는 길' 데뷔 45주년기념 특별공연 기자회견에서 공연 계획을 말하고 있다. 2013.5.28 yal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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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40년이 넘는 기간 대형 단독 콘서트를 가진 적이 없는 그가 대중예술인에게는 상징적 의미가 큰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열게 된 것은 신승호 MBC 전 국장과의 인연 때문.
"숨어서 조용하게 지내다가 어느 날 '토토즐' '명랑운동회'를 하시고 정년 퇴임하신 신승호 국장이 라이브를 찾아오셨어요. 그분께서 '히트곡이 이리 많은데 왜 숨어서 지내느냐. 좀 나가서 문주란을 모르는 세대에게도 알려주라'고 하셨어요."
사실 세종문화회관은 그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1972년 12월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인 시민회관 화재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것.
"1972년 시민회관 화재 당시 그곳에서 열린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 참석하고 있었어요. 2층 분장실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기절 후 눈을 뜨니까 병원이었죠. 문주란이라는 이름을 얻기도 전인 14세 때 첫 무대를 가진 곳도 시민회관이었어요. 참 묘한 인연이죠."
그는 다음 달로 다가온 콘서트를 두고 "세종문화회관은 가수라면 다들 한 번씩은 서고 싶은 무대"라며 "기분이 매우 좋다. 신인처럼 마음이 부풀어 있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주란은 지난 1969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해 세간에 충격을 안겼던 경험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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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45주년 공연 여는 가수 문주란
-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가수 문주란 씨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주란 끝이 없는 길' 데뷔 45주년기념 특별공연 기자회견에서 공연 계획을 말하고 있다. 2013.5.28 yal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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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연예계가 사실 굉장히 힘들고,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인'이라는 두 글자를 스스로 다듬어가려면 힘이 많이 든다. 자신을 던져버리고 싶을 때가 참 많다"고 토로했다.
"연예인들의 그러한 사고가 날 때마다 슬프고, 안타까워요. 그런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요즘 인터넷 댓글 다는 것을 하찮게 생각하시지만, 돌을 던졌을 때 상대가 얼마나 아픈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문주란은 다음 달 세종문화회관 공연의 성황 여부에 따라 앞으로 전국 투어 등 본격적인 활동 재개도 고려하고 있다. 라이브 카페든 전국 투어든, 공연의 이름처럼 '끝이 없는' 가수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다.
그는 "조용필도 나와 같은 시대의 분인데, 그가 '헬로'를 가지고 나왔을 때 박수를 쳤다"며 "조용필의 성공을 보면서 나도 같이 덩달아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를 보고 용기가 생겼다"고도 말했다.
"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노래를 해야 하는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몸이 안 좋을 때도 두세곡을 부르다 보면 언제 아팠는지도 잊어버려요. 힘이 되고, 활력이 됩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8 16: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