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약관대출·가산금리 산정방식 전면조사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고유선 기자 = 은행, 카드에 이어 보험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고객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감독당국은 과도하게 높은 보험 약관 대출 금리와 가산 금리의 산정 방식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선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산업 신뢰 제고를 위한 후속 조치로 올 하반기 내에 보험사들의 약관 대출, 신용대출 등에 대한 고객들의 금리 인하 요구권을 신설할 방침이다.
취업이나 승진, 소득 증가, 신용등급 개선, 전문 자격증 취득, 우수 고객 선정, 재산 증가 등에 해당하면 금리 인하 요구가 가능해진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보험 부문에서도 금리 인하 요구권이 필요해 보험사에 관련 지침을 내려보냈다"면서 "은행에서 한 것과 같이 규범을 갖고 대출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 금리 인하 요구권은 하반기에 도입하려 한다"면서 "다른 금융권에서 이미 하는 만큼 통합된 기준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은 취업이나 연봉 상승 등 신용 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변화가 생겼을 때 고객이 대출 금리를 내려달라고 제안할 수 있는 권리다.
보험약관 대출은 자신이 낸 보험료 범위에서 대출을 받는 것으로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 수준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시중 은행의 대출과 똑같은 성격이지만 그동안 고객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었다.
은행권은 지난해 은행장 전결 금리 횡포로 고객 불만이 터지면서 신용대출은 대출자가 금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금리 인하요구권을 은행 내규에 넣었다.
카드사는 오는 7월부터 고금리 카드론에 대해 고객이 직접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고금리로 비난받는 약관대출 금리와 가산 금리도 하반기에 개선된다.
금감원이 이들 금리의 계산 방법을 원점부터 검토해 적정성 여부를 파헤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약관대출과 가산금리 체계도 전면적으로 들여다볼 생각"이라면서 "전반적인 여건을 볼 때 이들 금리도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약관 대출은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자신의 보험료를 담보로 빌려 고금리가 부과될 필요가 없으나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동부화재[005830] 등 생명·손해보험사들은 확정금리형 기준 최고 연 10%대의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보험 대출 시 사업비 등을 고려해 추가되는 가산 금리도 최고 3%에 육박한다.
확정금리형 기준으로 가산금리는 동양생명[082640] 연 3.0%, 흥국생명 2.9%, 한화생명 2.65%, 교보생명 2.6%, 삼성생명 2.3% 등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확정금리형 약관 대출의 최고 금리는 과거 기준 금리가 높았던 시절 일부 보험 상품이 남아있어 높을 수 밖에 없다"면서 "가산 금리도 지속적으로 내려 거의 한계점에 이른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에 약관대출 뿐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 금리에 대한 비교 공시도 강화해 중소기업과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보험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8 06:0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