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구전가요 어우러져…남도인의 끈질긴 삶 조명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광주시립극단은 제2회 정기 작품인 '뻘'을 오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안톤 체홉의 희곡 '갈매기'를 모티브로 1981년 전남 보성 벌교를 무대로 재창작된 뻘은 보성 출신인 김은성 작가의 역작으로 지난해 연극 '목란언니'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두산 연강예술상, 동아연극상을 휩쓸었다.
주요 스토리는 1980년 5월 광주를 경험한 대학생 운창은 선배 정석과 함께 고향 벌교로 내려온다.
운창의 어머니이자 1960년대 가수왕 동백은 작곡가 갤럭시 박과 함께 은둔 여행을 하고 운창은 역전식당 딸 홍자와 함께 3인조 록밴드 '블랙시걸'을 결성해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지만 시큰둥한 반응에 분노한다.
갤럭시 박과 홍자는 차츰 가까워지고 이를 지켜보는 운창의 마음은 혼란스러운 가운데, 얽히고설킨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쌓여 간다.
신구 세대를 상징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대사, 이야기가 담긴 노래 등이 잘 엮어진 작품이다.
대중가요, 민요, 구전가요 등 총 13곡에 달하는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극의 의미와 재미를 한층 더해 준다.
뻘의 노래 속에서 남도인의 끈기있는 삶이 조명되고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꿈과 욕망을 읽어낼 수 있다.
"칠게 길게 농게 엽낭게 눈콩게 털보긴눈집게 방게 갈게 범게 말똥게 민꽃게 긴발가락집게…" 등 갯벌에 사는 생물들이 총출동하는 노래 '뻘'은 재미난 가사와 1980년대 록 사운드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작곡 및 음악감독은 지역 음악인 오영묵씨가 맡았다.
연출은 한국예술종합대학 출신의 박해성씨가 맡았고 김종필, 송흥진, 이지현, 최은영, 이영환 등 총 11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박윤모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27일 "한마디로 꼬막처럼 간간하고 쫄깃한 연극이다"며 "시대의 아픔, 개인의 좌절 속에서 누군가에게 꿈과 힘이 됐던 노래를 끄집어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두고 벌어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시대를 뚫고 살아남는 노래, 이 노래의 힘이 무엇인지 연극 뻘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연시간은 31일 오후 7시 30분, 6월 1일 오후 4시, 오후 7시 30분, 6월 2일 오후 4시다.
가격은 R석 2만원, S석 1만원. 학생은 50% 할인. 티켓예매는 www.gjart.net를 통해 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광주시립극단(☎062-511-2759).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7 16: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