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때 남자보다 여자 우선 해고?…10명 중 8명꼴 반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전통적인 부부 성역할에 대한 여성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종서 연구위원이 25일 내놓은 '가족의 역할 및 관계 실태'란 연구논문에 따르면 부부의 성역할에 대한 태도를 분석한 결과,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주장에 대체로 찬성하는 비율은 41%, 전적으로 찬성하는 비율은 5.7%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긍정 비율이 46.7%로 절반을 밑돌았다.
이 조사는 2012년에 15~64세 전국 1만8천가구의 기혼남녀 1만여명(여성 8천여명, 남성 2천여명)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의 성별에 따른 전체적 찬성 비율은 남성 52.1%, 여성 45.4%로 '남편=경제활동, 부인=가족 돌봄'이란 전통적 성역할 구분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찬성 비율이 낮았다.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태도변화는 불경기 때 여자를 남자보다 우선으로 해고해도 괜찮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비율이 겨우 21.5%(전적 찬성 1.5%, 대체로 찬성 20%)에 불과한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질문에 대한 응답자 성별에 따른 찬성 비율을 보면, 남성 25.2%, 여성 20.7%로, 여성은 물론, 노동시장에서 여성과 경쟁하는 남성도 찬성 비율이 낮았다.
산업화에서 정보화 사회로 넘어온 현대 사회에서 경제활동의 단위를 가족이 아니라 개인으로 보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남자들이 지금보다 가사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전체 찬성 비율이 75.4%에 달해 현재 남성의 가사 참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박 연구위원은 "기혼여성들이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5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