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문화·분위기 때문에 휴직 사용 눈치 보여"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육아휴직제도의 평균 사용기간이 8개월에도 못 미치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사회적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출산과 양육 친화적 직장환경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육아휴직제도 경험자의 평균 휴직기간은 7.9개월로 법정 보장기간인 1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육아휴직은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는 자녀의 양육을 위해 근로자가 직장에 1년 이내의 휴직을 신청하는 제도다.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고용 보험에서 월평균 임금의 40%를 급여로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유급육아휴직제를 도입했지만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은 12%에 그쳤고, 평균 사용기간도 7.9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육아휴직을 신청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44.4%가 육아휴직을 6개월이 못되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도도 낮아 전체 응답자의 15%만 육아휴직의 세부내용을 알고 있었으며, 54.5%는 '명칭 정도는 안다', 30.5%는 육아휴직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육아 휴직에 대해 알더라도 직장 분위기와 경제적 여건 때문에 막상 신청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직장문화 및 분위기상 눈치가 보여서'라는 응답이 3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육아휴직 급여 수준이 낮아 경제활동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22.6%, '육아휴직 후 직장복귀가 어려워서'가 17.3%, '육아휴직 기간이 짧기 때문에'가 2.3%로 그 뒤를 이었다.
출산·양육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인 58.7%가 부정적인 응답을 보여 긍정적인 응답인 12.2%보다 약 5배 높았다. 이런 경향은 여성과 기혼자, 자녀가 있는 응답자 집단에서 두드러졌다.
출산·양육과 일을 병행할 수 없는 이유로는 여성의 31.5%가 '경력단절과 재취업의 어려움'을 든 반면 남성의 30.9%는 '직장문화와 분위기'를 꼽았다.
오영희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출산과 양육 친화적 근무환경은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해결방안"이라며 "출산·양육과 일의 욕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근로환경 개선과 제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1 06:2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