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여성플라자서 근무환경 개선 모색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상담원은 최전방 수비대(전화상담원 A씨).
"신입사원 교육을 끝내고 막 업무를 시작했을 때였어요. 2011년 심한 폭우로 피해가 커 민원이 폭주했지요. 비가 집안으로 들어온다며 화를 내시고 다짜고짜 "구청장 바꿔" 하시는 거예요. 흥분한 상태라 침수피해 접수방법을 안내하려 해도 들으려 하시질 않았어요. 집 주소를 알아야 피해접수를 해줄 수 있는데 막무가내인 거예요. "너 필요 없고, 구청장 바꾸라니까" 한참 화를 내고 욕을 하더니 그냥 끊어버리셨어요. 그날은 이런 전화를 수십 통 받은 것 같아요"
감정 노동 근로자들이 직접 털어놓는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근로조건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14일 오후 3시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여자 노동을 말하다-감정노동' 청책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감정 노동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듯 고객을 기분 좋게 하려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연출해야 하는 근로행위로, 이런 감정 관리 활동이 직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전화상담원, 승무원, 대형유통업체 점원, 판매원 등 대인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주로 해당된다.
최근 감정노동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끄는 것은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이 분야 종사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여성의 경우 전체 취업자 약 1천만명 중 감정노동이 중점적으로 요구되는 서비스·판매 분야 직종 종사자가 약 314만명이나 된다. 남녀비율을 보면 서비스 종사자의 약 66%, 판매 종사자의 약 50%가 여성이다.
특히 여성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대표 분야는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는 콜센터다. 전국 3만5천여 콜센터 업체에서 일하는 100만명의 상담원 중 약 89만명이 여성이다.
이날 토론회는 감정노동 근로자들이 각자 경험을 전하는 스토리텔링, 여성 감정노동 근로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힐링 마임 공연, 콜센터 여성 근로자 보호 및 직무환경 개선방안 발표 등으로 꾸며진다.
여성가족재단은 토론회와 별도로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인식 전환을 유도하고자 '고객 응대 매뉴얼 새로 쓰기'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누리집(www.seoulwomen.or.kr),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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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0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