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갤럭시S4 미니 출고가 인하...옵티머스GK 모델도 협의중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이동통신사들의 고객 유치 전략이 보조금 경쟁에서 단말기 출고가 인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불법 보조금으로 인한 순차적 영업정지로 시장이 얼어붙자 보조금 투입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제조사들이 단말기 판매량 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이통사들과의 협상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단말기 가격 인하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통 3사 중 마지막으로 27일부터 단독 영업을 재개한 KT[030200]는 전용 기종인 '갤럭시S4 미니' 가격을 기존 출고가의 절반인 25만9천600원으로 인하했다. 정부가 정한 한도(27만원) 안에서 보조금이 지급된다고 해도 거의 공짜로 살 수 있는 가격이다.
KT는 최근 가격 조정 문제를 놓고 논란이 되는 팬택 베가시크릿업의 출고가도 다음달 초 인하할 계획이다. 또 LG전자[066570]와 옵티머스GK 모델에 대한 추가 가격 인하 문제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휴대단말 가격 인하 경쟁은 LG유플러스[032640]가 촉발했다. 현재는 협상 결렬로 판매가 잠정 중단됐지만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 팬택 베가시크릿업 모델의 출고가를 95만4천800원에서 59만9천500원으로 낮췄다.
경쟁사들의 전략에 SK텔레콤[017670]도 조만간 단말기 가격 인하 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통사들은 단말기 가격 인하와 맞물려 기기변경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KT는 휴대전화 구입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납부한 누적 기본료가 70만원을 넘으면 사용 중인 휴대전화 반납을 조건으로 남은 약정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휴대전화 할부금과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스펀지' 플랜 요금제를 새롭게 내놨다.
LG유플러스는 20일 단말기를 24개월 이상 사용 중인 고객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인 'LTE8무한대80'이나 'LTE무한 85'로 갈아타면 기존 1만8천원 할인에 1만5천원을 추가 할인해주는 '장기고객 대박 할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단말기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영업정지로 과거처럼 불법 보조금을 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영업정지로 보조금이 줄어들었다는 인식 탓에 소비자들이 휴대전화 가입을 미루면서 이통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원인이다.
소비자에게는 이러한 단말기 가격 인하가 긍정적이라는게 업계 평가다. 특정 판매 채널에서 한시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소위 '스팟성 보조금'으로 다수가 피해를 보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단말기 구매비용 감소로 가계 통신비 지출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보조금 경쟁에 대한 부담을 덜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설 기회다.
이통 3사는 지난해 연간 마케팅 비용으로 8조원을 쏟아부었으나 뺏고 뺏기는 난타전으로 최근 2년 동안 연간 시장점유율 변동은 1%포인트 안팎에 불과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은 마케팅비 증가의 원인이 되는데다 가이드라인 준수에 대한 정부 감시와 단속이 심해 부담이 크다"면서 "하지만 출고가가 인하되면 불법 행위 없이도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그만큼 고객 혜택 차별화에 집중할 수 있어 1석2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8 07: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