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싱글 '우우'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어머니가 얼마 전 전화를 해서 혹시 버나드박을 보면 잘 챙겨주라고 하셨어요. 그 친구도 애틀랜타 출신이거든요."
미국 애틀랜타 출신 에릭남(본명 남윤도·26)은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2'에 출연하며 데뷔한 가수다. 최근 SBS 'K팝 스타' 시즌 3 우승자인 버나드박은 같은 지역 출신이며 오디션 프로그램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왔다는 공통분모 때문에 남다른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에릭남이 '위대한 탄생 2' 출연을 위해 한국에 온 건 2011년 9월. 보스턴칼리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는 이 프로그램의 미국 예선에서 이승환을 3초 만에 사로잡아 '3초 남'으로 불리며 생방송 경연 '톱 5'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발표한 데뷔 앨범 '클라우드 나인'(CLOUD 9)은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그가 1년 3개월 만에 새 싱글 '우우'(Ooh Ooh)를 발표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는 "앨범 공백기가 1년이 넘어가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한동안 우울했다"며 "2년 반가량의 한국 생활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번 신곡이 새로운 시작이길 기대한다"고 웃어 보였다.
"부모님이 '살이 빠졌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가끔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지난해 써둔 가사는 모두 답답하고 우울하다는 내용이 많았죠. 하지만 적응기는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의 저와 달리 한국말이 늘었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됐죠. 분명 다른 측면의 발전은 있었던 시간이라고 여겨요."
앨범 공백기 동안 그는 MBC '섹션TV 연예통신' 리포터로 맹활약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가수 겸 배우 제이미 폭스를 인터뷰했고 세계적인 모델 미란다 커와 바바라 팔빈,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내한한 스타들과 만났다. 최근 미란다 커는 에릭남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그의 신곡 '우우'를 함께 홍보하기도 했다.
에릭남은 가장 인상적인 스타로 제이미 폭스를 꼽았다.
"주최 측이 인터뷰 시간을 딱 5분 줬어요. 그런데 제이미 폭스는 모든 질문에 길고 성실하게 답변해줬죠. 'K팝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딸이 있어서 안다'며 제 노래인 '천국의 문'을 함께 노래해 줬어요. 한국에 오면 음악 작업을 같이하자면서 매니저를 불러 제 연락처를 받았고,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절 소개하면서 제게 친구 신청도 했죠. 하하."
해외 스타들과의 만남이 화제가 된 덕인지 그의 신곡 '우우'는 뮤직비디오 2차 티저 공개 후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우우'는 그가 발라드를 선보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누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리듬감 있는 노래다. 에릭남의 세련된 음색에 인피니트 호야의 랩이 더해졌다.
이 곡의 무대에서 춤을 선보인 그는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커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원래 마룬 파이브, 브루노 마스 등의 음악처럼 비트가 강한 노래를 하고 싶었다. '위대한 탄생 2' 때도 멘토들이 이런 조언을 해줬는데 앞으로 내 음악 색깔을 뚜렷이 찾아갈 힘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젠가는 내 감성을 담은 자작곡도 선보이고 싶다"며 "래퍼들이 믹스 테이프(기존 음악을 재해석해 발표하거나 공개하지 못한 트랙을 모아 선보이는 음반)를 내듯이 유튜브에 자작곡을 틈틈이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훗날 미국 시장에 도전하고 싶은 바람도 내비쳤다. 실제 지난 앨범에 히든 트랙으로 실은 '천국의 문' 영어 버전은 뒤늦게 인기를 누렸다.
그는 "미국에서 노래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영·미 팝 시장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샘 스미스, 클린 밴디트 등 요즘 인기있는 뮤지션들의 음악도 열심히 찾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가수활동 뿐만 아니라 연기, 미국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 같은 토크쇼 진행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3 07: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