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세월호 침몰사고 8일째를 맞는 24일 경기도 안산시내 곳곳에는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시민들의 쪽지글과 '노란리본'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하나같이 내 자식, 형, 언니, 동생, 친구를 그리워하는 간절함이 묻어있다.
임시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이날 오전 단원고.
학교측 배려로 취재진이 둘러본 단원고 2학년 교실 복도에는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는 색색의 쪽지글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1. 돌아오기 2. 연락하기 3. 악착같이 버텨주기 4. 웃는 얼굴 보여주기 5. 단원고 원.상.복.귀 6. 선생님&학생 웃으면서 오기 7. 오면 꼭 안아주기 8. 다치지 말기. 보고싶어요 기다릴게요 꼭와요 사랑해요."
'단원고의 기적'이란 제목의 8가지 행동수칙에는 실종자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묻어났다.
전날 교정 안 나무에 달려 노란 물결을 이룬 기원 리본이 이날은 교문 밖에까지 번져 있었다.
정문 '교명'이 새겨진 기둥 메모 게시판과 진입로 가로수를 비롯해 무사귀환을 바라는 각종 현수막을 지탱하는 끈과 심지어 전선에도 노란리본이 달렸다.
단원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학생과 시민들이 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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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정문에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쪽지글과 노란리본으로 하나된 기도는 학교뿐 아니라 안산시내 곳곳에 내걸렸다.
단원고 근처 안산제일교회 앞 비석에는 교인들과 시민들이 붙여놓은 수십개의 형형색색 쪽지글이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전철 4호선 안산 중앙역 앞에도 "안산 시민들이 언니 오빠들을 기다립니다"라는 편지 수백장이 내걸렸다.
상록구의 한 실종학생네 마트 셔터에도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쪽지글들이 붙었다.
처음엔 몇 장이던 것이 이젠 셔터를 모두 덮을 정도다.
이 학생 부모는 마트 문을 닫고 아들을 찾아 진도로 향했지만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한 주민은 "같은 동네 살아서 슈퍼집 아들이라고 하면 다들 안다"며 "그 아이가 아직 실종상태란 얘기에 하루 하나씩 쪽지편지를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기적같은 생존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노란리본은 바람에 나부낄 뿐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3 16: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