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블락비·티아라 지연 등 예정된 일정 미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요계가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음원 발매를 연기하거나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걸그룹 에이핑크는 오는 19일 광운대학교에서 예정된 데뷔 3주년 기념 팬미팅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소속사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는 사고 당일인 16일 "에이핑크는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아픔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밝은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팬들을 만날 수 없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취소된 팬미팅은 향후 날짜와 장소를 공지해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엑소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뜻에서 17일로 예정된 언론 인터뷰 등의 일정을 연기했다.
밝은 풍의 음악을 발표할 예정이던 가수들도 음원 발매 연기를 확정짓거나 논의 중이다. 온 국민이 참사에 마음 아파하고 애도하는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한 것으로 흥겨운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과 함께 가요 및 예능 프로그램이 잇달아 결방되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그룹 블락비는 17일 출시할 새 싱글 '잭팟'의 발매일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블락비는 팬카페와 SNS를 통해 "'잭팟'으로 여러분들께 즐거운 모습을 보여 드리기에는 현 상황에 따른 멤버들의 마음가짐이 이번 타이틀곡과 맞지 않아 최선의 무대를 보여 드릴 수 없다고 판단해 음원 발매일을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도 여객선 침몰 실종자 분들이 모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솔로 활동을 준비 중인 걸그룹 티아라의 지연도 솔로 앨범 '네버 에버'(NEVER EVER)의 온라인 프로모션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는 "애도하는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오늘 저녁 선보이려 한 뮤직비디오 스포일러 영상과 18일로 예정된 타이틀곡 '1분 1초'의 티저 영상 공개를 연기했다"며 "음원 공개일은 오는 30일이어서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신곡을 선보일 계획이던 한 남자 가수의 기획사도 "세월호 침몰로 많은 사람이 슬픔에 젖은 상황에서 밝은 노래를 발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긴급회의 중"이라며 "예정된 프로모션 일정이 잡혀 있어 음원유통사들과 논의하고서 연기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아이돌 그룹 기획사 관계자도 "흥겨운 댄스풍의 노래여서 공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아이돌 가수들의 또래인 고교생들이 많이 희생된 만큼 당초 일정에 차질을 빚더라도 연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가요계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고 때도 음반 발매를 연기하거나 콘서트 등의 행사를 취소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온 국민이 안타까움을 느끼는 사고가 발생하면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라도 흥겨운 음악이 울리는 행사는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6 23:2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