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K팝 스타' 출신 남성듀오…데뷔 앨범 쇼케이스 열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남성 듀오 이천원(김효빈, 김일도·이상 24)은 SBS 'K팝 스타' 시즌2 출연 당시 노랫말을 재치있게 개사하거나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무대를 꾸며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들은 박진영의 곡 '난 여자가 있는데'에 감각적인 랩 파트를 넣거나 씨스타의 '나혼자'를 나쁜 남자와 순정남의 콘셉트로 재해석해 각각 "원곡보다 더 좋다", "좋은 에너지를 가졌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톱 3 결정전에서 탈락한 이들이 11일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종로구 세종로 올레스퀘어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중3 때 처음 길거리 공연을 해 2천원을 벌어 팀 명을 이천원으로 붙인 이들은 "1천원, 1천원, 합해서 2천원입니다"라고 개성 있는 인사로 무대를 열었다.
'K팝 스타' 당시 유쾌함으로 승부한 팀인 만큼 앨범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멤버들은 범이, 낭이, 신사동호랭이, 귓방망이 등 유명 작곡가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김효빈이 작곡, 김일도가 랩 메이킹에 참여해 자신들의 색깔을 더했다.
"1년 동안 험난하게 준비했어요. 편한 친구라 작업하면서 일도와 다투기도 했고요. 그냥 험난했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의 감각과 작곡가들의 노하우가 더해져 플러스 알파가 됐습니다."(김효빈)
김효빈은 이어 "작곡가들과 작업하면서 우리의 부족함을 깨달았다"며 "작곡과 편곡을 할 때 음악 지식에서 차이가 나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달았다. 또 길거리 공연 때는 자유롭게 작업했다면 방송 심의를 생각해 가사를 써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고 웃었다.
타이틀곡 '서울이 싫어졌어'는 연인과 이별 후 서울이 싫어졌다는 노랫말이 담긴 슬픈 감성의 노래다. 서울이란 공간을 오브제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센스가 돋보인다.
랩 가사를 쓴 김일도는 "나의 이별 이야기를 담았다"며 "나쁜 여자와 아프게 헤어진 때로 돌아가 가사를 써봤다. 과거 박진영 심사위원이 내 가사에 대해 '실제 얘기가 아니라 지어낸 것 같다'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이번 얘기만큼은 경험담을 썼으니 더 와 닿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두 멤버는 이 곡의 무대에서 트렁크와 배낭을 소품으로 사용해 마치 뮤지컬 속 한 장면과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효빈은 "우리의 춤 실력은 프로 뮤지션과 견줄 수 없으니 최대 장점인 콘셉트와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며 "방송 무대에 설 때마다 다른 모습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음악 색깔을 찾아가는 신인인 만큼 앨범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지난달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한 '뷰티풀'을 비롯해 기타 리프와 풍성한 브라스 연주를 더한 펑키한 곡 '투나잇'(Tonight), 복고 감성의 비트에 연인이 대화하는 듯한 가사를 담은 '깃털보다 가벼워' 등 꽤 다채로운 구성이다.
김일도는 "'K팝 스타' 때처럼 장르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았다"며 "다양한 창법과 랩을 들려주고 싶었다. 지금은 어떤 장르가 어울리는지 찾아가는 시기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피드백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K팝 스타'에 출연한 악동뮤지션이 최근 데뷔 앨범을 발표해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부담도 느낄 터.
대결 구도가 된 데 대해 김일도는 "안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은 뒤 "'K팝 스타' 때도 악동뮤지션과 많이 붙었는데 항상 졌다. 실전에서 다시 붙게 됐는데 악동뮤지션답게 세긴 세더라. 우리가 더 열심히 해서 나란히 1위 후보에 올라 선의의 경쟁을 해보고 싶다. 너무 위로 올라가 윗공기만 마시는 악동뮤지션을 떨어뜨려 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각오를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1 17: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