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여고생들 사이에 인기 만점인 체육 교사 준기(장혁). 아내 서연(선우선)과의 관계가 권태로울 때쯤 자신에게 다가오는 학생 영은(조보아)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 날, 비 오는 교정. 우산 없이 비에 젖은 영은의 모습을 보고 준기는 순간의 유혹을 참지 못해 영은과 키스하고 더 깊은 관계로까지 갈 뻔하나, 때마침 나타난 경비 아저씨 덕택에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날 이후 준기와 영은의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하지만 비밀로 하기로 한, 둘 사이의 이야기를 인터넷에 공개한 영은의 철없는 행동 탓에 준기의 사랑은 차갑게 식고, 영은은 점점 더 준기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사랑을 가볍게 여기는 남자와 사랑에 목숨을 건 여자의 이야기는 그동안 많았고, '가시'도 잠시 지겨워 바람을 핀 준식과 준식의 사랑에 목매는 영은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런 점에서 '가시'는 플롯의 예상진로가 뻔히 보이는 예측 가능한 영화다.
그러나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예상 가능한 진로에 맞춰 내용을 전개해가는 김태균 감독의 정확한 연출 덕택에 영화는 후반부까지 뒷심을 발휘한다. 요컨대 이 영화는 깜짝 놀랄만한 변주보다는 예상 가능한 정격연주에 가까운 작품이다.
사랑받고 자라지 못해 사랑을 갈구하는 영은의 캐릭터는 악역이지만 동정심을 자아낸다. 이 영화로 데뷔한 조보아는 신인임에도 수준급의 연기를 보여준다. 준기 역의 장혁도 제 몫을 했다. 다만, 끝까지 가정을 지키려는 서연의 모습은 조금 억지스럽다.
'맨발의 꿈'(2010), '화산고'(2001) 등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4월1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17분.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8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