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이장호 "19년 만에 영화…꿈인지 생시인지"

posted Apr 05,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화 '시선'의 이장호 감독
영화 '시선'의 이장호 감독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영화 '시선'으로 19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이장호 감독.
 

데뷔 40주년…신작 '시선'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960년대 중반 신필름에 들어가 신상옥 감독 밑에서 일했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일하다 1974년이 되어서야 장편 데뷔작을 찍었다. 국도극장에서 단관 개봉한 이 영화는 105일 만에 46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처음으로 30만 관객을 넘었던 '미워도 다시 한 번'(1967)을 뛰어넘는 엄청난 기록이었다. 자고 일어났다가 스타가 된 주인공은 이장호 감독이고, 화제를 일으킨 영화는 신성일·안인숙 주연의 '별들의 고향'이다.

데뷔한 지 40주년이 된 이장호 감독이 신작 '시선'을 들고 다시 영화계로 복귀했다. '천재선언'(1995) 이후 19년 만이다. '별들의 고향'을 비롯해 '바보 선언'(1983),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등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이 발표한 한국영화 100선 중 '톱 10'에 3편이나 올릴 정도로 이장호는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이었다.

그러나 인생사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 이장호 감독은 "지난 27년 동안 내리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했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지난 4일 서울 충무로 시네마서비스에서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다. 영화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별들의 고향'이 4월에 개봉했어요. '시선'도 4월에 개봉하는군요. 그동안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잘 안됐어요. '공포의 외인구단' 이후 만들거나 제작한 영화들이 다 흥행이 되지 않았죠. 연출을 하려고 해도 기회가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영화 연출에 대해 갈증을 느꼈었죠. 이렇게 영화를 완성하고 관객에게 선보이는 게 너무나 기쁜데 한편으로는 어리둥절하기도 해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어요."

'시선'은 이장호 감독이 만든 20번째 영화다. 그는 "내 인생의 내리막길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훈련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연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시선'은 이슬람 국가로 선교를 떠난 기독교 선교단이 무장단체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순교와 배교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약한 마음을 섬세하게 그렸다. 엔도 슈사쿠의 장편 소설 '침묵'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는 캄보디아에서 촬영됐다. 날씨가 좋지 않았던 걸 빼면 어려운 점이 별로 없었다. "코닥 필름 3만 자를 쓰는 게 소원이었던" 1970년대와 비교하면 "지금은 디지털을 이용해 무제한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동시 녹음에, 필름 걱정 안 하죠, 모니터로 찍은 거 바로 확인할 수 있죠, 이런 천국 같은 곳에서 영화 엉터리로 찍으려고 해도 엉터리로 못 찍겠구나 생각했어요. 매우 좋아진 촬영시스템 때문에 만족스러운 촬영이었습니다."

19년 만의 현장 경험이었지만, 그는 금세 촬영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는 어차피 정교하게 스토리보드를 만들어가는 스타일의 감독은 아니다. 요즘으로 치면 홍상수 감독처럼 현장에서 모든 걸 만들어간다.

 

"신상옥 감독님은 언제나 현장 연출이었어요. 우리 때는 늘 그랬어요. 감독이 바라는 대로 현장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콘티를 세밀하게 짜와도 별 소용이 없어요. 감독이 '이렇게 찍어야지'라고 고집을 피울수록 현장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더욱 당황하게 돼요. 저희는 현장에서 임기응변하는 걸 많이 배워서 그런지 어떤 일이 발생해도 전혀 당황하지 않게 됐어요. 신기하게도 영화를 찍으니 제 몸이 그런 걸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영화 찍기가 체질화됐던 거죠."

 

그는 40년 넘게 영화계에서 일하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었다. 1970년대 쓸쓸한 시대의 공기를 담은 '별들의 고향', 리얼리즘 계열의 '바람불어 좋은 날', 에로영화 '무릎과 무릎사이'(1984), 만화를 소재로 한 '공포의 외인구단'(1986) 등 다양하다. 그는 "권태감 때문에 다양한 영화에 도전했다"고 했다.

 

"저는 한 번 갔던 길은 잘 가지 않는 습성이 있어요. 어제 갔던 골목을 가지 않고, 오늘은 새로운 길을 찾아서 걷죠. 그러면서 여러 가지를 느껴요. 아이들이 놀던 골목의 흔적, 집에서 흘러나오는 된장찌개 냄새, 그런 새로운 걸 즐길 줄 알았던 것 같아요."

 

50년 가까이 영화계에 몸담았지만, 그는 여전한 현역이고, "노인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남다르다. 베트남 보트피플을 구해준 한 선장의 이야기를 담은 '96.5'라는 신작도 준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꿈' 같은 동심 어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어린 시절, 동네에 유리조각들이 많았어요. 빨간 유리를 통해서 보면 빨간 세상, 파란 유리를 통해서 보면 파란 세상이었죠. 아버지가 영화 검열관이어서 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영화를 보며 많이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런 추억들이 제 성장에 기초가 됐죠. 그런 동심에서 뭔가 얻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 동심을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buff2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5 08:00 송고


  1. 미래부 "연내 액티브엑스 없이 공인인증서 이용"

    경제적 규제 올해 12%, 2017년까지 20% 감축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 미래부 규제개혁 추진계...
    Date2014.04.06
    Read More
  2. 알뜰폰 '성장 탄력받았다'…점유율 5% 돌파

    우체국 알뜰폰 인기(연합뉴스DB) 4월중에 가입자 300만명 돌파 전망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저렴한 이동전화' 알뜰폰(M...
    Date2014.04.06
    Read More
  3. 에이핑크 "분홍색 봄의 음악…조금 성숙해졌어요"

    미니앨범 '핑크 블라썸' 발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새로운 음악으로 팬과 다시 만나 너무 행복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Date2014.04.06
    Read More
  4. 정기고·매드클라운 "소유의 남자? 힙합 태생 음악꾼"

    인디음악계 실력파에서 주류 시장 안착한 정기고와 매드 클라운(우측) 소유와 각각 듀엣한 '썸' '착해빠졌어' 빅 히트 인디음악...
    Date2014.04.06
    Read More
  5. 이장호 "19년 만에 영화…꿈인지 생시인지"

    영화 '시선'의 이장호 감독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영화 '시선'으로 19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이장호 감독. 데뷔 4...
    Date2014.04.05
    Read More
  6. 정기고·매드클라운 "소유의 남자? 힙합 태생 음악꾼"

    인디음악계 실력파에서 주류 시장 안착한 정기고와 매드 클라운(우측) 소유와 각각 듀엣한 '썸' '착해빠졌어' 빅 히트 인디음악...
    Date2014.04.05
    Read More
  7. 데뷔40주년 유익종 "사랑받았으니 행운아…노력할 것"

    19일 코엑스 시작으로 기념 전국투어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40주년이란 숫자가 부담스러워요. 지난 시간 게을렀...
    Date2014.04.05
    Read More
  8. 신동엽 '생명나눔 홍보대사'로 위촉

    신동엽, 생명나눔 홍보대사 위촉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방송인 신동엽씨가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장관실에...
    Date2014.04.05
    Read More
  9. 야마다 니콘 대표 "보급형 DSLR에 집중할 것"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제조사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신임 대표가 보급형 DSLR 카메라에 ...
    Date2014.04.05
    Read More
  10.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 발전기금 1억 기탁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서울아산병원은 이승규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Date2014.04.05
    Read More
  11. 청룽(성룡)이 키우는 그룹 JJCC "K팝 중심에 설 것"

    "청룽은 아버지같은 분"…데뷔 싱글 '첨에 다 그래'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홍콩 출신의 세계적 액션 배우 청룽(성...
    Date2014.04.05
    Read More
  12. 소녀시절 "살림이나 잘하란 악플도…주부에 희망되길"

    아줌마 그룹, 데뷔 싱글 '여보 자기야 사랑해' 발표 "아이돌은 8차선 도로, 우린 비포장 샛길이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Date2014.04.05
    Read More
  13. 이서영 전 駐美무관, 미국정부 공로훈장 받아

    이서영 전 주미국방무관, 미 공로훈장 받아 (서울=연합뉴스) 이서영 전 주미국방무관(왼쪽)이 2일 서울 중구의 주한미대사관저에...
    Date2014.04.05
    Read More
  14. "지하철로 서울의 숨겨진 아름다움 찾아갔어요"

    '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쓴 찰리 어셔 지하철로 한 서울탐방기…英 가디언·美 LA타임스서 소개 (서울=연합뉴스) 김보...
    Date2014.04.05
    Read More
  15. "고속열차로 그렇게 빨리 가서 뭐하냐고들 했죠"

    '10주년 KTX' 산파역 김세호 전 차관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KTX가 전국을 하나로 만든 지 1일로 10년이다. 경부고속철...
    Date2014.04.05
    Read More
  16. 매드클라운 '견딜만해', 이틀째 9개 차트 1위 석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래퍼 매드 클라운(본명 조동림·29)의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견딜만해'가 이틀째 음원차트 ...
    Date2014.04.05
    Read More
  17. 朴대통령 "영화산업 계열사 밀어주기 바로잡아야"(종합)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의 (고양=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Date2014.04.05
    Read More
  18. LGU+ 오늘부터 영업 재개…SKT 영업정지 시작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불법 보조금 경쟁으로 영업정지 징계를 받은 LG유플러스[032640]가 5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 미...
    Date2014.04.05
    Read More
  19. 日 초등교과서에 '독도 韓 불법점령' 주장 담긴다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표기한 일본 초등학교 5,6학년 사회교과서와 사회과지도 (연합뉴스 DB)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기술 빠져…...
    Date2014.04.04
    Read More
  20. KBS '감격시대' 종영…빛바랜 1위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로맨틱 감성 누아르'라는 장르를 내세운 KBS의 대형 프로젝트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이 동시간...
    Date2014.04.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44 345 346 347 348 ... 553 Next
/ 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