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이동통신사의 순차적 영업정지가 시작된지 2주일이 지난 가운데 경쟁사의 영업정지로 반짝 특수를 기대한 SK텔레콤[017670]과 알뜰폰 업체들이 울상이다. 가입자 증가를 기대했지만 기대에 못미쳐서다.
특히 SK텔레콤은 다음달 5일부터 영업정지가 시작됨에 따라 영업 기간이 일주일 남짓 남은 상황이어서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업정지가 시작된 시점부터 25일까지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7만293명 순증했다. 하루 평균 5천407명씩 늘어난 셈이다.
지난달 타사와의 경쟁 속에서도 가입자 6만명(알뜰폰 제외)을 유치하며 시장점유율을 50.09%까지 늘린 SK텔레콤으로서는 기대 이하의 성과다.
경쟁사의 손발이 묶인 상황에서도 SK텔레콤의 가입자 유치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정부의 단속 강화로 가입자 유치의 가장 큰 동력인 보조금 지급액이 축소돼서다. 게다가 지난 20일 발생한 통신 장애 사고로 가입자 유치에 신경을 쓸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는 눈이 많아서인지 의외로 시장이 잠잠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SK텔레콤은 다음달 5일 시작되는 영업정지를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가입자 확보가 저조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에 경쟁사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자사 가입자를 빼앗아가면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 시장점유율 50%를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알뜰폰 업체도 반사이익이 기대에 못미쳐 고민이다. 시장 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임에도 자금력과 가입 대상의 한계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어서다.
이통 3사의 영업정지 기간인 지난 13~25일 알뜰폰 업체의 가입자 순증 규모는 일평균 2천83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업정지 전인 지난 1~12일의 1천497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된다.
알뜰폰 업체들은 그러나 이통 3사가 보조금 경쟁을 벌이기 전인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회귀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알뜰폰 업체들은 순차적 영업정지가 시작된 직후 70~80만원의 보조금을 투입하고, 기종과 요금제를 확대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으나 현재는 이러한 마케팅 활동마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1위 사업자를 불러 경고한 이후 시장이 급속히 위축됐다"며 "1위 사업자의 가입자 유치 활동이 줄어들자 2위 사업자도 부담을 느껴 공세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인 다음달 LG유플러스[032640]가 단독으로 영업을 재기한 이후로 쏠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기간이 SK텔레콤이나 KT보다 길어 좀 더 공격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고객들이 지금은 보조금 춘궁기로, 이통 3사의 영업이 재개되면 다시 보조금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고 있어 웬만한 동인이 아니고서는 얼어붙은 시장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7 06: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