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씨 "한류 인기 덕분에 신바람 나서 일해요"
(싱가포르=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싱가포르를 출항해 말레이시아의 르당·랑카위·포트 클랑과 태국의 푸껫 등지를 오가는 호화 유람선 '슈퍼스타 버고'호.
스타크루즈가 운영하는 이 유람선에서는 3월 7일부터 31일까지 연인원 8만 승객을 상대로 한식을 맛보고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한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특히 한식을 선보이는 대장금 체험 코너는 매일 줄을 설 정도로 인기 있는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다. 김치·불고기·비빔밥·김밥·떡볶이·잡채 등 10여 가지 한식을 즉석에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스타크루즈가 올해 처음 마련한 '한류 페스티벌' 덕분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한 젊은이가 있다. 950여 명의 승무원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인 백재현(26) 씨가 주인공으로, 프런트 데스크에서 승객들의 안내를 돕는 것이 소임이지만 틈날 때마다 싱가포르 한인단체들이 펼치는 페스티벌을 지원하고 있다.
선상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백 씨는 "승객은 물론이고 승무원들도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거나 한국 음식에 관해 물어보곤 한다"면서 "모르는 걸 물어와 당황한 적이 있어서 공부하다 보니 우리말과 문화를 새롭게 배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백 씨는 한복과 예절, 대장금 체험, 한국어 배우기, 전통놀이 체험 등 '한류 페스티벌'에 승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도 신바람 나게 안내하는 것이다.
"동남아 승객들은 제 명찰에 한국인이라 적힌 걸 보면 너도나도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를 외치며 친근함을 표시하곤 합니다. 드라마와 K-팝 등 한류 인기 덕분에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대전의 우송대 외식산업학과를 졸업한 백 씨는 사이판의 호텔에서 인턴으로 1년간 근무한 뒤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최대 유람선 회사인 스타크루즈에 입사했다.
슈퍼스타 버고호의 '한류 페스티벌'에서는 성악가들이 우리나라 가곡 등을 들려주는가 하면 한국 영화와 K-팝스타 콘서트 동영상 등도 수시로 상영되고 있다.
백 씨는 "크루즈는 짧은 시간에 한국을 홍보하는 최적의 장소"라며 "앞으로 전 세계의 많은 유람선에서 '코리안 페스티벌'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2 10: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