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내포(內浦)는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침투한 곳을 말한다. 가느다란 물길이 날카로운 조각칼처럼 뭍으로 파고든 지형이다.
국내에서는 충청남도 서산, 당진, 예산, 홍성 지역이 전형적인 내포다. 그래서 지금은 서해와 면한 충남 서북부를 지칭하는 고유명사처럼 쓰인다. 해발 677m의 가야산은 평탄한 내포에서 봉우리가 가장 높다.
내포문화숲길을 걷는 여행자
(서산=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충남 서산 용현자연휴양림 인근에 조성된 내포문화숲길을 한 여행자가 걷고 있다. 내포문화숲길은 충남 서북부에 조성된 트레킹 코스이다. citybo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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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에는 문화유산이 유독 많다. 이 땅의 문화는 백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불상, 석탑, 사찰 등 1천500여 년 전에 전래된 불교의 유적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사적은 서산 운산면 일대에 몰려 있다. 걸어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거리에 흩어져 있어서, 문화재들을 엮으면 훌륭한 트레킹 코스가 된다.
내포문화숲길은 전체 길이가 224㎞에 달한다. 며칠 만에 완주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경로를 정해 거닐면 그만이다.
당일치기 등산객에게는 용현자연휴양림 주위를 순환하는 경로가 좋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나무가 우거진 좁은 산길, 전망이 좋은 임도가 섞여 있어 지루하지 않다.
내포문화숲길에 찾아온 봄
(서산=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내포문화숲길의 계곡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겨우내 얼어 있었던 바위 틈으로 흘러내리는 계수에서 생명력이 느껴진다. citybo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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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자연휴양림 순환 코스의 주요 기착지는 퉁퉁고개, 백암사지, 상왕산 전망대다. 각각의 지점을 이동하는 데는 1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퉁퉁고개는 휴양림에서 난 임도가 끝나는 곳으로 내포를 굽어볼 수 있다. 이 코스의 정점인 백암사지는 산속에는 드문 평지로 육중한 돌덩어리가 절터였음을 암시한다.
백암사지부터는 내리막인데, 등산로 옆으로 계수가 흐른다. 겨우내 얼음이 맺혀 있던 바위틈으로 떨어지는 물에서 청량감이 전해진다.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
(서산=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충남 서산 개심사(開心寺)는 내포문화숲길 인근에 자리해 있다. 산의 품에 안긴 고즈넉한 사찰이다. citybo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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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산 전망대는 퉁퉁고개에 비해 조망이 탁월하다. 따스한 봄볕이 내려앉은 너른 대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대부터 도착점인 보원사지까지는 기분 좋은 산길이 이어진다.
보원사지에서는 천 년 전에 지어졌던 사찰의 화려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5개나 보존돼 있다.
수많은 이야기 간직한 보원사지 (서산=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충남 서산 용현자연휴양림 인근에는 고려시대의 절터로 추정되는 보원사지가 있다.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많아 들러볼 만하다. cityboy@yna.co.kr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1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