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의 전례없는 징계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도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통사간 불법 보조금 경쟁에 맞물린 '줄징계'로 영업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가 지난 7일 이통 3사에 각 45일간 사업정지 명령을 내린데 이어 방통위도 오는 13일 제재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13일 전체회의에서 이통 3사의 보조금 지급행위에 대한 시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재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방통위 역시 장기간 영업정지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미래부의 최근 징계에 앞서 방통위가 미래부에 강력 제재를 건의했다는 점에서다.
만약 방통위가 영업정지 결정을 내리면 미래부의 사업정지 기간이 끝나는 5월 19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이통사들은 미래부의 제재가 끝나자마자 다시 방통위의 제재를 받게된다.
특히 방통위는 지난해 초에도 3사에 총 66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통사의 최근 불법 보조금 경쟁이 과거보다 심각하다는 인식이 강해 방통위가 지난해보다 길게 영업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자 이통사들은 영업 실적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상반기의 ⅓을 개점 휴업상태로 보내는 셈"이라며 "이렇게 되면 상반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미래부에 이어 방통위까지 같은 사안으로 징계하는 것은 '이중 규제'란 목소리도 들린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 지급이라는 같은 사안을 놓고 정부 기관이 동시에 처벌을 하는 것은 과잉규제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대리점 등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중소 유통망도 방통위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통사의 영업정지로 영업이 중지되면 생존도 위협을 받을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휴대전화 판매망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방통위 추가제재가 예정된 13일 1천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측은 "미래부 영업정지로 전국 5만개 매장이 월 1조1천억~2조5천억원의 피해를 입게 됐으며 상당수의 대리점이 채권·부채 압박으로 파산 위기에 처하게 생겼다"며 "가처분 신청과 집단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 당국의 징계 조치에도 불구, 이통사들의 불법 보조금 지급 행위는 이번 주말에도 계속됐다. 13일부터 시작되는 사업정지를 앞두고 일부 이통사가 막판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서다.
A이통사는 지난 8일 팬택의 베가 아이언·베가 LTE-A, LG[003550] G프로 등에 출고가를 상회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이통사가 대리점과 판매점 등에 전달한 문자를 보면 파파라치 적발시에도 실적 차감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해 노골적인 영업에 나섰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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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0 07: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