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현대미술에서 한국의 발전은 최고 수준"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미술관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큐레이터의 상상력입니다."
템스강변의 발전소 건물을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변모시킨 영국 미술관 그룹 테이트(TATE)의 니콜라스 세로타(68) 총관장은 성공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세로타 총관장은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을 비롯해 4개 미술관을 운영하는 테이트 그룹의 총관장을 26년째 맡고 있다.
세로타 총관장은 7일 서울 주한영국문화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훌륭한 컬렉션(소장품)과 재정 지원, 전시를 위한 건물도 빼놓을 수 없지만 테이트의 최대 성공 비결은 큐레이터의 상상력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큐레이터의 상상력은 작가와의 긴밀한 협력, 리스크(위험)를 감수하는 용기, 역사를 재해석하는 능력을 말한다"면서 "테이트 모던은 최고 컬렉션을 갖추진 못했지만 대중을 자극하는 큐레이터의 상상력은 최고 수준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시대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를 이해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하는 힘도 성공의 또다른 요인이라고 꼽았다.
그는 "관장은 큐레이터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후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테이트 미술관은 국가 지원을 받는 공립미술관이다. 세로타 관장이 취임하던 1988년에는 전체 예산 가운데 정부의 지원이 80%에 달했으나 지금은 비중이 30%로 낮아졌다고 한다. 대신 기업이나 개인 등의 후원이 크게 늘었다.
세로타 관장은 "2000년 테이트 모던 개관 때 1만 명이던 회원이 지금은 10만 명으로 늘었다. 연간 관람객 수가 50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회원이 훨씬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이트가 현대자동차와 이례적으로 11년에 걸친 장기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파트너십은 보통 3∼5년 단위로 맺고 기간이 끝나면 갱신하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테이트로서도 현대차와 함께 하면 새로운 꿈을 꾸고 미래를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장기 파트너십을 맺은 것입니다."
한국 미술에 관해서는 "세계 현대미술 분야에서 한국의 발전은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기에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앞으로 10년간 개최할 '더 현대 커미션'에 한국 작가의 작품도 포함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세로타 관장은 "테이트는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작가들에게 관심이 많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계속 구매할 것이며, 앞으로 5∼10년쯤 지나면 한국 작가들의 전시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07 14: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