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최부영(62) 경희대 농구부 감독이 30년간 잡았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최부영 감독은 2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끝난 제30회 MBC배 수원시 전국대학대회를 마지막으로 김현국 코치에게 감독 자리를 물려준다.
이날 고려대와의 결승에서 85-86으로 분패한 최 감독은 1985년 경희대 사령탑에 올라 햇수로 30년을 모교 후배들을 지도하며 청춘을 바쳤다.
화려한 패션 감각과 열정적인 벤치 매너로 농구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최 감독은 "오늘 이기고 이런 인터뷰를 했어야 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난해 프로에 진출한 김종규로부터 오전에 전화를 받았다는 최 감독은 "걔가 '오늘 잘 될 것 같다'고 했는데 결국 잘 안됐다"고 짐짓 화가 난 척을 하며 "안 그래도 '너나 잘하라'고 해줬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최 감독은 "농구부를 아예 떠나는 것이 아니고 농구부장을 맡기 때문에 평소와 다를 것이 없는 마음가짐으로 나왔다"며 "농구부장과 감독의 역할이 분명히 다르지만 오랜 감독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경희대 농구부가 앞으로도 발전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희대가 우승을 차지할 때와 제자들이 잘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며 "많은 제자를 키워냈지만 이창수(45·현 삼성 스카우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사실 지난해 프로에 진출한 김종규나 김민구, 두경민 등은 나한테 거의 혼나지 않고 운동을 한 편"이라며 "(이)창수 때만 해도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많이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2010년 대학리그 원년 챔피언결정전에서 당시 최강이던 중앙대를 상대로 잘 싸우고도 패한 것을 꼽으며 "그때 아쉽게 진 것이 오래 남더라"고 씁쓸해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표 감독으로도 활약하며 한국 농구 발전에 큰 힘을 보탠 최 감독은 그간 프로 진출설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는 "만일 프로에서 제의가 온다면 고민을 할 필요는 있지 않겠느냐"고 껄껄 웃으며 "감독 자리에서 내려온 만큼 선수 복지나 스카우트 등 후배이자 제자인 김현국 감독이 어려워할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8 16:1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