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시인 박용철의 시 ‘당신은’
서정시는 시의 원초적 본능과도 같이 항상 우리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매력이 있다.
박용철 시인의 시 ‘당신은’은 그러한 의미에서 사랑과 그리운 그리고 작별과 상처 같은 아스라한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추운 겨울밤, 먼 겨울길을 떠나는 당신을 연상하면서 바람과도 같이 왔다가 사라져가야할 당신의 모습은 우리에게 또다시 그리움으로 남는다.
당신은
박용철
잠들지 못한 겨울 강가에
가을 낙엽 같은 당신은
우수의 옷을 껴입은 한 그루 비목나무
빛바랜 믿음이 무너져 내리던 날
당신의 가슴속 흐르는 강물 위에
꽃 한 송이 던지고
뒤돌아서 남몰래 부르는 작별의 노래
삶 속에 부서지는 점철된 사연들
뼈 마디마디 켜켜이 쌓여도
당신은 얼어붙은 겨울 창 너머
앞 산 양지에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의 마음
알싸하게 파고드는 겨울바람이
당신 어깨를 알삽히 짓눌러도
가슴 한쪽 남아있는 희미한 불빛을 들고
먼 길을 나서는 당신은
영원히 잠들지 않는 바람
프로필
아호:시향(詩珦)/ 인천광역시 거주/월간 문학세계 문인회 정회원/ 계간 나래시조협회 정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시집 ‘새벽 창가에서’ 공저 ‘하늘비 산방’ 외
[스포츠닷컴 심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