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랑스·미국·일본 애니 개봉 잇달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디즈니의 '겨울왕국'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봄 방학을 맞아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개봉해 눈길을 끈다.
지난 20일 개봉한 장형윤 감독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마법 때문에 여성성을 가지게 된 인공위성과 실연 탓에 마음을 잃어버린 남자의 가슴 아픈 사연과 그 극복기를 그렸다.
인공위성이 주인공이고, 그 인공위성이 아톰처럼 로봇소녀로 변신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화장지 마법사, 흑돼지인 북쪽마녀, 간을 사냥하는 오 사장 등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꾸며준다. 여기에 가끔 나오는 달콤한 주제곡들이 흐르면서 극에 낭만적인 감성마저 불어넣는다.
특히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 어려운 현실을 녹이고, 그런 신산한 삶에서도 신기루처럼 아스라이 형성되는 사랑의 감정을 포착한 감독의 연출력을 주목해서 볼만하다.
같은 날 개봉한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다른 세계에 살아가는 생쥐와 곰이 공생의 지혜를 알게 되는 과정을 그린 프랑스 애니메이션이다.
생쥐와 곰이 만들어가는 우정과 다른 종에 대한 편견을 없애나가는 모습이 꽤 뭉클한 감동을 준다. 따뜻한 그림체가 시선을 끄는 이 영화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보기에도 좋을 만한 작품이다.
디즈니의 '겨울왕국', 지브리의 '바람이 분다'와 함께 올해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작년 세자르영화상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 LA비평가협회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등 각종 영화상에서 수상해 이미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중 한 장면 |
오는 27일 개봉하는 '이디야와 얼음왕국의 전설'은 황폐화된 북극을 되살리려는 삼총사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 악마의 정령과 손을 잡은 주술사의 계략 탓에 분노한 평화의 신 세드나는 북극의 모든 동물과 함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이디야를 비롯한 마을의 삼총사는 주술사의 방해를 물리치며 전설의 땅으로 향해가고, 이 과정에서 이디야는 자신에게 신비스런 능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슈렉'과 '마다가스카'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낸시 플로렌스 사바르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이디야와 얼음왕국의 전설'중 한 장면 |
일본 애니메이션도 개봉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닐스의 모험'은 190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셀마 라게를뢰프의 명작소설을 원작으로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1982년에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국내 30~40대 관객에게도 친숙한 작품이어서 가족관객이 함께 보러 가기에 부담없는 영화다. 영화는 지난 2009년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복원된 작품으로, 국내서 처음 공개된다.
동물들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말썽꾸러기 닐스는 요정 할아버지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다가 마법에 걸려 15㎝ 소인으로 변한다. 동물을 피해 도망 다니는 닐스는 거위에 매달려 하늘을 날게 되고, 꿈과 환상이 가득한 신비의 나라로 떠나게 된다.
'닐스의 모험' 중 한 장면 |
지난 20일 개봉한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는 유년 시절 함께 어울리던 멘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남은 친구 다섯 명이 느끼는 이야기를 담담한 필치로 그린 잔잔한 애니메이션이다.
진땅을 좋아하는 아나루, 유키아츠를 좋아하는 쓰루코의 슬픈 이야기와 진땅과 멘마의 사랑 등이 아름다운 화면 속에 펼쳐진다. TV 애니메이션 '초평화 버스터즈'를 원작으로 나가이 다츠유키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3 08:00 송고